진행 중 모든 사업 톱다운 방식
정부 일방적 계획·주도로 추진
구미 고유 특성화 취지 못 살려
핵심 예산 삭감도 전국 최대 폭
일각 “지역사업단장 역할 미숙”

지역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구미스마트그린산단의 사업 대부분이 정부 주도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구미스마트그린산단에서 현재 추진 중인 모든 사업들이 ‘Top-down’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Top-down’방식은 사업내용을 추진하는 지역 산단이 아닌 정부에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구미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단(이하 사업단)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그린산단은 각 지역의 산단이 지역에 맞는 사업 발굴과 사업계획을 만들고 국가예산까지 확보해 지역의 미래주도형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정부로부터 스마트산단에 선정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구미산단의 실태를 분석한 뒤 2020년 초 구미사업단을 출범시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종합계획에 포함된 사업들만 ‘Top-down’방식으로 받았을 뿐 지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구미산단 사업다각화를 위한 사업들은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스마트그린산단이 올해 추진하는 사업은 △산업·환경·안전 통합관제센터 구축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구축 △소재부품 융합얼라이언스 구축 △신산업 스마트제조혁신 인재 업그레이드 사업 △5G·IcT기반 공정혁신시물뮬레이션센터 구축 등 총 5가지 사업이다. 이 5개 사업의 당초 사업비 신청금액은 45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국회예산에서 105억원 줄어든 345억원을 배정받았다.

신산업 스마트제조혁신 인재 업그레이드 사업 25억원이 삭감됐고, 공정혁신시뮬레이션센터 설립과 표준공정모듈사업은 아예 신청사업비 각 40억원 전액이 삭감됐다. 전국 7개 스마트그린산단사업 가운데 구미스마트그린산단만이 예산 삭감 폭이 가장 컸다.

그나마 장세용 구미시장이 직접 지역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예결위원장, 기획재정부 등의 관계자를 지속적으로 만나 ‘공정혁신시물뮬레이션센터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해 극적으로 ‘5G·IcT기반 공정혁신시물뮬레이션센터 구축’사업 예산 2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업단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대부분의 지역 경제인들은 사업단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단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업무 역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역 대학교 교수(경영학) 출신인 현 산업단장은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중앙 인맥 부재로 선정 초기부터 자격 적절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구미시가 직접 스마트그린산단의 업무를 직접 챙기며 업무공백을 직접 메우고 있다.

지난 2월 22일 구미시 기업지원과는 사업단과 함께 정부의 ‘Top-down’방식이 아닌 지역 특화 및 신규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이를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했다.

또 지역 특화사업이 지역주도형 사업으로 선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는 6월 예정된 조직개편에서 스마트산단과를 새롭게 신설할 계획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스마트산단이 지역의 특성에 맞는 기업체 발굴과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설립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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