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관련 의혹 속속 제기
개발 가치없는 땅 거액에 거래
쪼갠 지분 다시 모은다 증언도
대구 연호지구와 경북 경산 대임지구에 수상한 땅거래가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개발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LH와 대구시, 수성구, 경북 경산시 등에 따르면 LH가 조성 중인 ‘대구 연호 공공주택지구’ 접경지인 그린벨트 지역 1만5천여㎡가 지난 2018년 6월과 11월에 20억여원에 거래됐다.
또 대구 연호지구와 경계를 이루는 경산 대임지구는 A씨가 운영하고 있는 모 부동산에서 150쪽여에 달하는 LH 개발정보 책자가 투자자들을 모집하는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개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연호지구의 경우 지난 2018년 6월에 공유지분 6분의 5, 11월에 나머지 6분의 1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임야는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작성하는 국토 환경성 평가 1등급 지역으로 불과 20일 전 발표된 연호지구 개발계획에서 빠져 있는데다 묘지마저도 신설할 수 없는 등 개발 가치가 거의 없는 곳에 속한다.
당시 공시지가는 ㎡당 1만7천200원이었지만, 매입자는 ㎡당 12만9천198원을 지불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성사될 수 없는 거래라는 것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중 일부인 1천25㎡가 개발지구에 포함돼 분할됐지만, 나머지 땅은 그린벨트로 남아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없는 땅임에도 거액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 2019년 1월 연호지구 지정 고시 때도 이 산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지난 2020년 12월 지구계획 승인 때 이곳에 도로를 개설하는 계획이 추가되면서 ‘ㅈ’ 모양 아랫부분을 잇는 도로가 갑자기 생겼다.
경산 대임지구는 부동산 운영자가 개발 전부터 LH 고위직 관계자의 친분으로 개발정보를 받았다며 여러 투자자에게 개발계획 책자를 보여주면서 수만평에 달하는 토지의 지분 쪼개기로 분할한 사실은 인근 이들이 거의 알 정도라는 소문이다.
대임지구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당시 단체카톡방에서 농민과 부동산업자와 이 문제를 두고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현재에는 지분쪼개기를 한 토지를 관련 책자를 들여다 보며 지분 모으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증언도 등장하고 있다.
LH 측은 “사업구역 내 단절된 동·서 간 연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등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소유주는 “해당 임야는 문중산으로 이용하려고 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매매과정에서 이곳에 도로 계획이 반영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영태·심한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