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부산 여야 힘 합쳐 가덕도공항 특별법 통과시켜”
송언석 “지역의원들 모여 대응 방안 등 논의하겠다” 밝혀

대구와 경북 정치권이 시험대에 올랐다. 자칫 보수의 아성이라는 타이틀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율도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우여곡절 끝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와 사전타당성 조사 간소화 등이 포함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과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 등이 발의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보류했다.

대구와 경북 국회의원들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를 두고, 홍준표 의원은 “대구와 경북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아무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앞장서지도 않고 뭉치지도 않는다”며 “답답하고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부산은 여야가 힘을 합쳐 가덕도 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며 “작년 9월 가덕도 특별법 발의를 미리 예상하고, 동시 처리를 위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미리 발의할 때도 도와주는 대구와 경북 의원들은 극소수였다”고 했다. 홍 의원은 “TK들이 몰표로 당선시켜준 국민의힘 TK의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구와 경북 국회의원들은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등 단합된 행동을 보이지 못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지도부가 전면에 나섰던 민주당은 물론 “후보직을 포기하겠다”며 강하게 나섰던 국민의힘 부산 정가와는 반대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대하는 지역 의원들은 ‘반대’, ‘찬성’, ‘무관심’으로 나뉘어졌다. 지역 의원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그 결과 어떤 이득도 챙기지 못한 채 ‘모래알 TK’라는 오명만 쓰게 됐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도 원내수장으로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등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났다.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과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 등이 특별법 동시 통과를 적극 고수했으나, 힘에 부쳤다. 특히, 김 의원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만나는 등 동분서주했으나 한계에 부딪혔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토위 소속 의원들 간의 교통정리에 나섰으나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지역 일부 의원들은 “지역 의원들이 회동을 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모이면 보여주기 밖에 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등의 부정적 입장만 피력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향후 대응도 문제다. 당장 대구와 경북 정치권은 보류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만 반영할 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언석 의원은 “민주당에서 특별법을 줄 수 없다는 내부지침이 있는 것 같았다”며 “소위에서 몇번을 정회하고 왔다갔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현재 상태로는 곤란하다’는 입장만 얘기하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현재 법 그대로 논의하는 건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으니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겠냐”며 “우선 필요한 부분을 추리고 지역의원들이 모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