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8) 경주시 아동주거빈곤 현장 주거개선 이후 이야기
난방 안되던 큰방 보일러 놓고
화장실도 고쳐 온수 콸콸 나와
수리 도운 리뉴건축협동조합
“아이들 좋아하니 덩달아 행복”

난방이 되지 않아 사용빈도가 낮았던 큰 방에 배관을 시공하고, 벽면에 단열재를 넣어 따뜻함을 더했다. 현재는 이 방에서 A씨의 두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제공

경주에서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A씨는 요즘 아이들이 집안을 이리저리 굴러다닐 때마다 행복이란 단어를 몸소 느낀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A씨 가족에게 펼쳐졌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천장 곳곳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양동이로 받아내야 했고, 난방이 되지 않는 큰방 대신 작은방에서 다닥다닥 붙어 자던 A씨네였다. 고장이 나 수십년간 사용이 불가능했던 화장실도 이제는 사용할 수 있게 돼 특히나 아이들의 위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고, 안정적인 집이 생기면서 아이들을 두고 외출을 나가도 예전처럼 마음의 짐이 무겁지 않게 됐다.

두 아이와 엄마에게 새집을 선물해 준 리뉴건축협동조합은 “처음 공사현장에 도착했을 때 벌판과도 같은 곳에 샌드위치 판넬로 지은 구조물, 예전 공장의 사무실로 쓰던 곳에 아이들이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화장실과 보일러는 고장이 난 상태, 난방은 전기판넬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주거용 판넬이 아닌 사무실판넬로 지어진 집이라 여름에는 상당히 덥고 겨울에는 아주 추운 단열이 문제였다”면서 “기름보일러를 새롭게 설치, 난방배관을 새롭게 시공했고 벽면은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공사 이후 새로 고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게 돼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고 이야기를 들어 덩달아 행복했었다”고 전했다.
 

수도 연결이 안 돼 있어 사용할 수 없어 항상 옆집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던 A씨네 가족에게도 이제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화장실이 생겼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제공
수도 연결이 안 돼 있어 사용할 수 없어 항상 옆집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던 A씨네 가족에게도 이제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화장실이 생겼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제공

A씨 역시 “그리고 물이 나오는 화장실이 있으니 아이들이 언제든지 씻고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면서 “여름에는 비만 오면 집에 물이 다 새서 아이들이 집에서 놀기는커녕 방을 지나다니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날씨와 상관없이 편하게 집안에서 즐겁게 놀 수 있어서 너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관계자는 “‘집’이라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단지 숙식만의 공간이 아닌 휴식과 놀이의 공간이어야 하는데, 이 이번 사례의 경우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더위와 추위로부터 생존해야 했고, 화장실, 부엌 사용이 어려운 정말 불편한 공간이었다”면서 “이번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아이들이 이제는 이 불편함으로부터 벗어나 집이 나를 보호해주고, 편하게 놀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인식이 된 것 같아 담당자로서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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