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 철강시장 미래
중국정책 따라 투자 확대 등 수출 교역 활기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영향 철강업 생산량·가격책정 등 악재 변수도
中 무역규제 연장 여부 주목… 종료 땐 국내시장 큰 영향
포스트코로나시대 포스코·현대제철 신에너지사업 속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완성된 철강제품이 운반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 2021년 철강시장 주요변수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내년 한국의 철강시장은 코로나19로부터 세계경제가 얼마나 빨리 벗어나는가, 중국의 철강 수요와 수출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철강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라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분쟁이 완화된다면 한국처럼 수출을 해야 하는 나라에서는 교역이 활기를 띨 것이어서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역시 철강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 중국이 과거처럼 수출 시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중국이 올해처럼 순수입국을 유지할 것인가도 관심이다. 또한 주요 수요기업들이 점차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고, 각국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철강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악재도 많다. 여전히 코로나19는 부담스러운 존재이고, 올해 중국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철강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내년에는 크게 둔화되거나 제로 성장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중국이 다시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한 CO2와 같은 환경문제도 여전히 부담스럽고, 철강 생산량 증가에 따른 철강 연원료 가격도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철강 수요 측면에서 본다면 2022년 정도 되어야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코로나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요 산업별로는 올해 부진했던 자동차 생산이 약 7% 정도 늘어날 것 같고, 가전이 5%, 건설투자가 약 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은 내년에도 5% 감소해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본다면 내년 한국의 조강생산량은 올해보다 약 5% 안팎의 증가가 예상된다.

■ 코로나19로 감소한 생산량 회복에는 시간 필요

제품별로는 2020년보다는 좋아지겠지만 큰 폭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적다. 이러한 예상은 내년 주요기업의 사업 계획에서도 드러나는데, 올해 포스코의 조강생산은 약 3천450만t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3천400만t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반증이다. 판재류는 5∼6%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함께 가전용 판재류의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판재류 대표 품목인 열연코일의 국내 수요는 3천만t대 초반으로 떨어지겠지만 내년에는 3천200만t대 중후반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8년의 3천460만t이나 2019년의 3천350만t에 비해선 적을 것이다. 수출도 해외 수요가 늘어나면서 평소 수준인 680만t 정도를 회복할 것 같다.

관건은 중국산이나 일본산 수입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 특히 중국산이 변수가 될 것 같다. 봉형강류는 철근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 같다. 당초에는 2022년까지 철근 수요가 계속 줄어들어 900만t 전후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에서는 800만t대 진입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 집행도 늘어나면서 건축허가면적과 착공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철근 소비도 올해 950만∼980만t 정도에서 내년에는 980만∼1천만t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큰 폭은 아니지만 약 20만t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철근업계의 관심은 소비보다 이익으로 이동해 있다. 올해 수익 창출의 비결인 적극적인 감산과 가격 주도권의 확보, 그리고 할인 축소 및 폐지 등이 내년에도 관철이 될 것인가에 따라 수익성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대한제강의 와이케이스틸 인수로 경쟁 제강사의 숫자가 줄어들게 되며, 철 스크랩과 철근에서 제강사의 시장 장악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H형강은 최근 수년간 큰 변화가 없는데 PC공법 적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H형강 시장을 대체하고 있지만 물류센터 건설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체를 상쇄했다.

최대 변수는 수출이다. 주력시장인 동남아시아 등에 새로운 공급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수출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수출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약 260만t 전후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 감소가 내수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철근처럼 감산을 통한 수익성 향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산 무역 규제의 연장 여부다. 연장이 된다면 현 시장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종료된다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 수익성, 통상마찰 등 해결과제 산적

내년에 철강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수익성 △통상마찰 △코로나19와 비대면 영업 △새로운 성장동력 등이 거론된다.

그중 수익성 문제는 모두에게 화두이다. 수출이 많은 기업들은 수출 수익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또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들이 과점화 돼 있어 이들 업체들과의 협상력을 어떻게 제고해 나갈 것인가도 관건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선용 후판인데, 후판은 심각한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고, 현대중공업그룹처럼 몇몇 기업에 대한 소비 의존도가 높아 철강사들이 가격 협상력을 갖기 어려운 구조이다.

세계 경제 회복이 더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도 관건이다.. 올해 수출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1∼9월 철강재 평균 수출 가격은 784달러이다. 이는 지난해 905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수출 금액도 지난해 2천53만달러에서 올해는 1천697만달러로 줄었다. 수출량은 4.6% 감소했지만 수출 금액은 17.3%나 줄었다.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보통강 열연의 경우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지만 수출 금액은 3.6% 감소했다. 평균 수출 가격은 459달러인데, 지난해 562달러에 비해 103달러 하락했다. 반대로 원료인 철광석은 1∼9월까지 수입량은 7.1% 줄었다. 수입 금액은 이보다 적은 5.0% 감소했다. 평균 수입가격은 93달러로 지난해보다 2달러 올랐다. 수출 감소도 감소이지만 수출 수익성이 나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세계적인 철강 무역분쟁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세계 경제가 다소나마 회복되면 수출 수익성도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상마찰도 내년 한국 철강시장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판재에 대한 AD가 진행 중이다. 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중국산 H형강의 연장뿐 아니라 베트남 바레인산 등에 대한 신규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는 일본산 열연코일이 저가로 유입되면서 AD를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실현되지는 않았다. 한국 철강사들은 수출비중이 높아 대체로 수입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한국 시장이 축소되고 있고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 철강사들도 수입에 호의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무역분쟁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한국에 수출을 하고자 하는 해외 업체들은 이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코로나19 장기화 속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야

코로나19의 확산이 한국 철강업계에 준 충격은 생산 판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재택근무의 확산에 따른 노사 관계, 코로나로부터 생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고객 접점관리에서 비대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는 그 동안 철강 전자상거래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최근 비대면 영업의 일환으로 전자상거래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한국 시장은 중국 등과 달라 전자상거래가 정착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철강업계에 던져 준 화두는 철강산업도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것이고, 우리 모두 코로나와 같은 재난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수소와 같은 신에너지 사업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를 위해 동종사 인수를 검토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신규 사업에 대한 진출 모색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한국 철강산업은 수요 감소와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까지 퍼지면서 더욱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크게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코로나19의 조기 종식과 세계 경제가 활성화 된다면 한국 철강기업들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스틸앤스틸·스틸데일리 제공

정리/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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