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만들기’ 제작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 /슈퍼맨 C&M 제공

감미로운 음색의 소유자 규현이 녹음실에서 고(故) 김현식(1958∼1990)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를 때였다.

“지나온 시간이 생각이 났고, 세월이 생각이 났어요.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하니 나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의 손성민(53) 기획총괄 제작 프로듀서는 그 순간의 느낌을 이렇게 묘사했다.

손 프로듀서는 1992년 매니저를 시작해 베테랑 연예기획자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숱한 스타를 키워내고 이들과 일하는 것을 30년 가까이 업으로 삼았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김현식은 ‘연예인’이다. 최근 성동구 슈퍼맨 C&M 사무실에서 만난 손 프로듀서는 “리메이크 앨범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이분의 노래를 더 마음에 담게 됐다”고 말했다.

“(앨범을 만드는) 감회가 새롭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내가 해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정말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이분의 노래를 전 세대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일부 선 공개가 시작된 ‘추억 만들기’ 앨범은 참여 가수들의 라인업이 신선해 화제가 됐다.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 참여 가수들  /각 소속사 제공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 참여 가수들 /각 소속사 제공

규현의 ‘비처럼 음악처럼’이 지난달 7일 처음으로 공개됐고 다비치가 부른 ‘내 사랑 내 곁에’가 같은 달 25일 발매돼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곡 ‘내 사랑 내 곁에’ 속 김현식의 목소리가 가을 파도처럼 거칠게 마음을 쓸고 간다면 다비치 버전은 물방울처럼 곧 흩어질 듯 애틋하다.

이외에도 더원, 이석훈, 선우정아, 하림, 김재환, 옥주현, 백아연, 알리, 장덕철, 레떼아모르까지 총 12팀의 참여 가수가 공개됐고 이들의 곡이 순차적으로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감성적인 목소리의 이석훈, 독창적인 곡 해석력으로 유명한 선우정아, 뮤지컬 디바 옥주현, 시원한 음색의 김재환과 청아한 백아연 등 스타일도, 장르와 세대도 저마다 다르고 개성 강한 가수들. 이들의 목소리로 듣는 김현식은 어떨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단옆차기 등 실력파 작곡팀이 각 곡의 프로듀싱에 참여해 원곡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재해석을 시도했다.

손 프로듀서는 “김현식을 새롭게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고인의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후배 가수들을 포함했다”며 “이들의 목소리로 재해석된 고인의 노래가 리스너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설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