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15℃ 안팎 일교차에도
지난해보다 병·의원 환자수 급감
병원·약국 등 한산… 운영난 호소
마스크·손씻기 등 개인방역 ‘한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북지역 감기와 독감환자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7일 경북지역 병·의원에 따르면 15도 안팎의 일교차를 보이는 요즘 감기와 독감환자는 예년의 50%이상 감소했다.

감기와 독감환자 감소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포항, 경주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컸다.

약국들도 ‘주 수입원’인 감기약이 예년처럼 팔리지 않아 약국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기와 독감 환자들의 감소 이유는 코로나19로 모임이나 외출 대신 비대면 접촉이 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일상화되면서 감기 등 감염성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해 가벼운 증상만으로 병의원을 찾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포항 A소아청소년과의원은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며 “작년에 비해 소아·청소년 감기, 독감환자들이 9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B소아청소년과의원은 “예년에 하루 300명씩 오던 감기, 독감환자들이 요즘 하루 15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개인위생 수칙 준수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경주 동천동 한 약국은 “감기와 독감에 따른 처방전이 예년의 50% 밑돌고 있다”며 “종합감기약을 구입하는 시민들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귀띔했다.

경북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경산지역 병의원과 약국도 감기, 독감환자가 크게 줄었다.

이 지역 병원과 약국은 올해 1~9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50% 매출 감소를 보였다. 이중 감기·독감환자들은 예년에 비해 30~60% 줄었다.

약사 A씨(32)는 “이맘때면 감기 처방전을 가져오거나 약을 사러오는 손님이 많았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사용과 손 씻기를 생활화한데 따라 감기약을 찾는 시민이 줄었다”며 “그래도 건강하게 가을을 보내는 것 같아 한편으론 아쉽지만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주지역 병·의원과 약국들도 예년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다.

최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를 맞고 있지만 지역 병·의원을 찾는 감기, 독감환자는 하루 평균 3~10명 이하에 그치고 있다.

약국도 마찬가지다.

B약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감기, 독감환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약국 또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며 “계절별로 나타나는 환절기 호흡기 질환 환자는 예년에 비해 50%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포항 40대 직장인 J씨는 “동료직원들로부터 코로나19 환자로 의심 받기 싫어 약간의 열이 나도 벌꿀을 타 먹고 푹 자는 등 코로나19에 대비해 왔다”고 했고, 경산 30대 주부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코로나19로부터 지키기 위해 마스크 쓰기에 이어 면역력이 높은 음식을 먹였더니 올해 들어 한 번도 감기나 독감에 걸린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건오 전 포항선린병원장은 “사람의 한 쪽 손에는 약 6만 마리의 세균이 있으며, 3시간만 손을 씻지 않아도 26만 마리의 세균에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다”며 “기침한 뒤, 화장실을 다녀온 뒤, 외출한 뒤 등 손만 잘 씻어도 60%의 감염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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