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달라진 종갓집 풍경
‘석담 이윤우’ 16대 종손 이병구씨
화상 대화에 음복 도시락 등 준비
칠곡군 ‘언택트 추석 캠페인’ 동참

석담(石潭) 이윤우(李潤雨)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68)씨가 추석명절을 앞두고 컴퓨터를 이용해 인천에 살고 있는 작은 딸 이보배(37)씨 가족과 안부를 전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보배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내려오지 않아도 된다. 대신 내려오는 차비까지 두둑하게 용돈으로 보내고 꼭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라”

석담(石潭) 이윤우(李潤雨)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68)씨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대화로 딸에게 안부를 전했다.

그는 인천에 살고 있는 작은 딸 이보배(37)씨와 사위 김민재(35)씨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추석에 내려오지 말 것을 당부하며 칠곡군의 ‘언택트 추석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에 외손녀 김태은(5)양은 “외할아버지 너무 보고 싶어요. 코로나가 물러나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라고 화답했다.

이 씨는 인근 지역에 사는 아들과 큰딸에게도 추석연휴 고향 방문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종갓집에서 함께 차례를 지내는 50여 명의 종친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번 추석에는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명절이면 객지에 있는 자녀들과 함께 사당에 모신 10분의 조상을 위해 다섯 상의 차례 음식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이 씨 부부가 종갓집의 추석 차례상을 전부 준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렇다보니 완곡한 만류에도 추석 당일 종가를 찾는 종친들이 있을거라 예상하고, 차례를 지내고 먹는 술과 음식인 음복을 도시락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추석 차례에 앞서 지난 25일 열린 석담 이윤우 불천위 제사에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해 종친들은 각자의 집에서 음복을 했다.

이 씨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의 중대한 변곡점이 된다고 하니, 다소 힘들고 어렵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돌면 명절이라도 가족이 모이지 않았다. 조상님들도 이번 상황만큼은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선기 칠곡군수가 직접 기획한 언택트 추석 캠페인은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칠곡/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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