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뺀 경북도 피해 7천492ha
코로나19 탓에 인력지원도 부족
농가들 복구 ‘막막’… “도움 절실”

경북지역 농작물 태풍(마이삭, 하이선) 피해가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나 코로나19 2단계 격상에 따라 인력지원이 원활하지 못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울릉을 제외한 도내 22개 시·군 농작물 피해는 7천492.86ha로 집계됐다.

도가 지난 11일 잠정집계한 4천498ha의 농작물 피해 보다 2천994.82ha나 늘었다.

태풍 마이삭(11일까지)에 이어 하이선 농작물 피해 신고일(16일까지)을 이틀 앞두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농작물은 벼 도복 및 침수, 과일(사과, 배 등) 낙과, 밭작물 침수 등이다.

낙과 수거와 쓰러진 벼 세우기 등 복구작업과 관련, 일손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인력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4일 만난 포항 신광면 사과농가 70대 K씨는 과수원 바닥에 나뒹구는 사과를 보며 한숨지었다.

K씨는 “떨어진 사과를 수거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은 상주도 마찬가지다. 상주는 2개의 태풍으로 인해 벼 도복 326ha, 복숭아 낙과 541ha, 인삼 침수 4ha, 사과 낙과 2ha, 기타 5ha의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농작물 피해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공서나 군부대, 자원봉사자들의 인력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벼농사를 짓는 60대 P씨는 “인력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아내와 함께 벼를 일으켜 세우고 있으나 언제 끝날지 아득하기만 하다”고 푸념했다.

예천군도 이번 태풍으로 40ha의 벼가 도복됐고, 11ha의 과수가 떨어졌다.

하지만, 과거처럼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철수로 인력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벼농사와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70대는 “코로나19 사태로 관공서나 군부대, 자원봉사자 등의 인력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떨어진 사과는 수거하고 있지만 쓰러진 벼는 방치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코로나19 2단계 격상에 따라 기업과 단체들이 농촌일손지원을 꺼리고 있다”며 “추석연휴 뒤 농촌일손 돕기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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