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 경북 1천621ha 도복
일조량 부족·일손 찾기도 어려워
“수확량 감소 불가피할 것” 전망

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 잇단 태풍으로 벼 작황이 부진해 올해 쌀 생산량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 쌀값이 꿈틀대고 있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도내 1천621ha(잠정집계)의 벼가 도복되거나 침수피해를 입었다.

농민들은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조생종 결실기에 충분해야 할 일조량이 부족해 속이 제대로 차지못한 쭉정이들이 수두룩하다”며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고 했다.

기상청은 “지난 7~8월 평균 강수량은 평년보다 120mm가량 늘어났지만 일조시간은 5분의 1 이상 줄었다”고 했다.

도내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조생종 도정률을 보면 지난해보다 최고 1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벼의 알곡이 줄고 쭉정이가 늘었기 때문이다.

날씨 못지 않게 농촌 일손부족도 쌀값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태풍 피해가 컸던 경북 동해안지역 농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손을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쓰러진 벼를 빨리 세우지 못하면 쭉정이가 늘어나고, 벼를 수확해도 인건비를 건지지 못해 수확을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쓰러진 벼를 4~6포기씩 묶어 일으켜 세워도 콤바인으로 이들 벼를 베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벼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도 쌀값인상의 요인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2020년 벼 재배면적이 72만6천432ha로 지난해보다 0.5%(3천381ha)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천지역 농민들은 “채소와 과일 가격이 오른데 이어 쌀값마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석에 공급될 햅쌀 가격부터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곡물 상가 A(56, 예천읍 시장로) 씨는 “벼가 한창 여물 시기에 연이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쌀 40㎏에 6만1천원이었던 지난해보다 최소 5% 이상 인상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쭉정이 발생과 창궐하는 병충해로 수확량 감소가 예상돼 쌀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내 농협 관계자들은 “올해 작황이 좋지 못해 작년보다 생산량이 5~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조생종 생산만 봐도 작년보다 생산량이 줄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20년산 신곡 가격이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여 쌀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시·군들은 농촌일손 돕기 지원창구를 개설해 농가로부터 일손 돕기 신청을 받아 인력을 확보, 지원하기로 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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