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른 헛발질이 여권에 대한 여론의 반감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지도 않다. 이런 측면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록 지금은 정부여당을 구석에 몰아넣고 공세를 퍼붓는 양상이지만 절대 자만할 일이 아니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우선 여당 대표 출신의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특혜성 휴가 논란이 통역병 지원과정에서의 청탁논란 등 군복무전반에 있어서의 불공정·특혜논란으로 번지고 있어 여권에 상당한 타격이 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병역문제는 국민의 역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병역 불공정문제에 대해 분노를 느낄 젊은 세대는 서씨의 휴가 특혜논란에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가뜩이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서 공정성 문제가 이슈가 된 마당에 추 장관 아들문제가 또 다시 한번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하는 충격을 더한 것이다. 또 여당 의원들의 잇따른 실수도 공교롭다. 최근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포털 메인뉴스 화면의 뉴스편집에 문제를 제기하며 카카오 관계자를 국회로 부르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보도됐고, 야당은“포털 통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윤 의원은 ‘카카오 문자’논란에 대해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지만 여당의 오만을 보여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대목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출신으로,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이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란 취지로 말했다가 호된 비판에 직면했다. 우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특혜성 휴가 의혹 방어에 나서서“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며“카투사에서 휴가를 갔냐 안갔냐,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직후 카투사 출신 네티즌들이 활동하는 한 커뮤니티에서 우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이 발표되는 등 일파만파였다. 결국 우 의원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현역 장병들과 예비역 장병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공개사과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실책 때문일까. 리얼미터의 9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32.8%로 민주당(33.7%)을 오차범위내로 추격했고, 20대에선 8.9%p 오른 36.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은 정부여당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최근 당명 및 정강정책을 개정하고, 로고와 상징색을 바꾸는 등 변신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 정강정책에 더불어민주당이 도입을 검토하던 기본소득을 정강정책에 포함하는 등 중도보수층을 아우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한 국민의 평가가 향후 대권 승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