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괴롭히지만 별로 상관없는 것들 쓰고 싶었죠”

장기하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내 안에 쌓였다는 ‘신호’를 받고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펴내는 싱어송라이터 장기하(38)는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물한살 때 이후로 음악 말고는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었다던 그는 이번 책을 통해 작가로 데뷔하게 됐다.

“시간 지나니 음악과 비슷하더라고요.” 장기하는 지난해 1월 10년간 몸담은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을 마친 뒤 1년 동안 꾸준히 집필해 이 책을 완성했다. 하루하루 마주치고 겪는 일을 포착해 자기 생각을 확장해나가는 식으로 여러 꼭지의 글을 써 엮었다.

“나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 중에서 이렇든 저렇든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데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 대해 써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죠.” 장기하와 얼굴들 곡 대부분을 직접 쓴 그지만, 책으로 만들어질 글을 쓰는 것은이번이 처음이라 애를 먹기도 했다. 첫 꼭지를 쓸 때는 석 줄을 쓰고 이튿날까지 진도를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장기하는 “노래 만드는 거엔 어느 정도 익숙한데, 글을 쓰려고 보니까 처음엔 굉장히 막막했다”면서도 “쓰면 쓸수록 음악과 글이 그렇게까지 다르진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작가로서 장기하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냐는 마지막 질문에 이 책을 쓴저자다운 답변을 내놨다.

“심심할 때 읽어주시면 그만이죠. 심지어 기억을 안 해주신다고 해도 감사하는데, 기억만 해주신다면…어떻게 기억되는 거야 뭐가 중요하겠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