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최용대 개인전
13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최용대作‘기-기(器-氣)’.

화업 36년을 맞은 서양화가 최용대(66) 작가의 열일곱번 째 개인전 ‘분청을 그리며’가 8일부터 13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경주 토박이 향토화가로 알려진 그는 조선시대 도자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분청기법을 회화로 접목시킨 독특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다양한 형태의 분청사기가 주는 조형적 아름다움과 감각적인 묘사력은 단순한 도자기법의 의미를 뛰어넘어 가장 한국적인 조형미의 재현 이상의 의미를 담고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와 같은 고결한 아름다움보다 거칠지만 서민의 투박한 멋과 풍류가 돋보이는 분청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표현함으로써 시대를 초월한 미의 가치를 기호화하는 것이다. 도자기 기면(器面)에 표현된 문양을 화면 위에 재현하기 위해 그는 분청사기의 기법인 귀얄, 인화, 조화, 박지, 덤벙 등 다양한 기법연구에 몰두했다.

손가락으로 흩어 내리며 추상문양을 그려내는 핑거페인팅(지두화) 기법을 응용한 작업방식은 기존 회화양식과 재료에서 볼 수 없었던 그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완성된다. 그중에서도 귀얄과 덤벙 기법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법 실험의 귀결점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예정이다.

최 작가는 독창적 기법의 재현을 위해 한지 화면에 도자기 흙인 화장토를 먼저 바른 후 고착을 시켜 사용한다. 건조과정에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도자기 기면과 최대한 가깝게 처리하는 것은 귀얄기법 재현과정에서 즉흥성과 우연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귀얄기법으로 추상적 문양과 조형기호들이 화면 위에서 자연스럽게 건조되며 생기는 균열은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시간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조형요소들이다.
 

마치 도자기의 기면에 그려진 문양들이 고온의 가마 속에서 새로운 색으로 탄생하듯 그의 작품 속 화면 역시 우연성이 만들어내는 형상과 색채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위에 현존하는 분청사기 작품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재현과 표현의 회화적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2010년부터 ‘기-기(器-氣)’시리즈로 일관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최 작가의 분청자기의 신비로운 색상과 투박하지만 친근감 있는 형태가 공존하는 작품을 통해 현대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전통미의 가치를 되찾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 작가는 2011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현대미술 100인 초대전, 2012 ~2008 포스코갤러리 구상1번지 영남구상의 진수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삼성리움미술관, 신한은행, 경북도청에 소장돼 있으며 경주예술상(2011), 경주예총 표창(1999)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 작가, 경주미술사연구회 수석연구원, 한국 미술협회 경주지부 회원, 구상작업 미술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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