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승연 진료과장 <br>포항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유승연 진료과장
포항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평소 술을 즐겨 마시지 않는데도 과음을 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 진단합니다. 음주량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20g 이하(소주잔 2잔 정도), 여성은 하루 10g 이하가 적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비만, 당뇨병, 고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잘 발생하지만, 여성호르몬 제제나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더라도 지방간이 올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또는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간세포 손상 없이 단순히 지방이 축적된 지방간부터 간세포 손상이 동반된 지방간염, 복수나 정맥류, 황달 등을 동반하는 간경변증까지 있습니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드물게 전신 피로감을 느끼거나 간이 위치한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을 느낍니다.

지방간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나 비만,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면 특이한 증상이 없더라도 간기능 검사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간 초음파, CT 또는 MRI 검사를 통해 간의 형태를 확인해 볼 수 있으며 드물게 간 조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간을 진단받으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우선 지방간과 연관이 깊은 당뇨, 비만, 고지질혈증을 치료해야 하는데 이때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생약제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체중 감량, 식사요법, 그리고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지방간 치료법입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세 끼의 분량을 줄이는 게 관건입니다. 가급적 야식을 피하고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보다 물이나 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데 탁월합니다. 혈당을 내리고,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해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보단 자신의 체력에 맞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길 권합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에어로빅 댄스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약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주로 당뇨병 치료제)와 비타민E 항산화제가 있습니다. 단기간 치료에 부분적으로 효과를 보였으나 장기간 치료 효과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지질 강하제, 간장 보호제는 보존적 치료 효과만 있으므로 이에 의존하기보다 체중감량, 식사조절, 운동이 가장 권장되는 치료법입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받고, 지방간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