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두 번째 현장실사 등에 반발
경북대 등 대구 의대 침묵의 시위
“전공의 처벌땐 가능한 모든 대응”

31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본관 접견실 앞에서 병원 교수들이 보건복지부 전공의 근무 실태 파악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교수 70여 명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의 병원 방문 시간에 맞춰 검은 마스크를 쓰고 항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연합뉴스
31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본관 접견실 앞에서 병원 교수들이 보건복지부 전공의 근무 실태 파악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교수 70여 명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의 병원 방문 시간에 맞춰 검은 마스크를 쓰고 항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위기감 속에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동 및 처벌 등으로 의료진을 압박하고 있고 의료계는 전공의·전임의 사직서 제출 등으로 맞서며 서로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더욱이 대구지역 의과대학교수들이 정부의 의료계 감사 및 처벌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나서며 갈등이 최악으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31일 전공의들의 집단진료거부 강행 이유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전공의와 전임의 등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데 이어 비수도권 수련병원, 응급·중환자실 10곳에 대한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그러자 대구지역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 전공의 근무실태파악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에 돌입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31일 이날 오전 전공의 근무실태조사를 받은 경북대병원은 의대 교수 79명이 본원 1층 로비에서 이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등이 경북대병원 전공의 근무실태파악을 위해 현장조사를 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이날 현장조사는 지난 28일에 이은 두 번째로 이뤄졌다.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날 △코로나 시국에 밀어붙이는 4대 악법 △하루 파업에 내려진 전공의 면허 취소 △피 같은 건강보험 불명확한 한약 급여 △국민 혈세 남발하는 지역이기주의 공공 의대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펼쳤다.

김상걸 경북대 의대 교수회 의장은 “잘못된 정책을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많은 문제가 예상됨에도 밀어붙이는 것에 전공의들이 문제를 제기한 건 교수로서 봤을 때 정당하다고 본다”며 “빌미를 제공한 건 정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 진료 공백이 없었는데 범죄자 취급하고 고발로 위협하는 것은 지나친 행위이다”며 “전공의들에게 어떤 처벌이 가해진다면 전국 모든 대학과 연대해 합법적인 범위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1차 전공의 근무실태파악 소식을 접한 계명대 동산병원과 영남대병원, 가톨릭대학병원 교수들도 시위에 합류했다.

계명대 의과대학 교수 60여명은 이날 오전 동산병원 로비와 응급실, 중환자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전공의 실사에 반발했다.

영남대병원 의과대학 교수 40여명도 이날 오후 전공의 근무실태파악 시간에 맞춰 본원 앞에서 항의 피켓시위를 전개했다.

이들 역시 ‘수련포기 고발되는 이 나라가 정상인가’, ‘불의와 맞서는 젊은 의사들 이제는 스승이 나서서 지킨다’, ‘제자들은 그냥 두고 교수부터 고발하라’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정부 전공의 실사에 항의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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