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최대 규모 ‘신라문화제’
연기된 ‘울릉오징어축제’ 등 취소
10월 예정된 ‘청송사과축제’는
26일 회의서 개최여부 결정키로
긴 장마 후 코로나 재확산 위기
관광업계·소상공인 시름 깊어져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경북 도내 행사와 축제가 잇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긴 장마에 장사를 망친데 이어 태풍소식까지 전해져 상인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제1회 안동그란폰도를 23일에서 10월로 연기했다.

그란폰도는 이탈리아어로 ‘긴 거리를 이동한다’는 뜻으로, 통상 장거리 자전거 대회에 많이 쓰인다.

안동그란폰도는 안동시민운동장을 출발, 안동댐과 임하댐을 돌아 오는 111㎞ 장거리 자전거대회로, 이번에 전국 1천100여명의 동호인들이 참가신청을 했다.

25일에 개최할 ‘백중·풋굿’ 세시풍속 행사도 잠정 연기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재확산되는 만큼 행사를 연기하거나 필요하다면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10월 열기로 한 신라문화제를 취소하고 내년에 같은 내용으로 열기로 했다.

축제를 대비해 이미 준비한 시설물은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키로 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최대 문화관광축제인 신라문화축제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황성공원과 시가지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고 경주를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일부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감염 예방을 위해 최종 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올해 기획된 48회 신라문화제는 내년에 그대로 순연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항시는 한 차례 개최시기를 연기한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결국 취소했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당초 5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개최시기를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포항해병대문화축제도 당초 4월 개최에서 6월, 9월로 두 차례 연기를 거듭하다 최종적으로 취소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가을철 2차 대유행의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축제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천시는 10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7회 행복김천 복지박람회’를 전격 취소했다.

시는 매년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해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주차장 일원에서 다양한 복지홍보 부스 운영과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음을 나누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왔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올해 복지박람회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취소를 결정했다”며 “코로나19가 조속히 진정되고, 내년에는 더욱 알차고 뜻 깊은 행사로 개최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송군은 10월 28일~11월 1일 열 예정인 청송사과축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26일 사과축제추진위원회를 열어 개최여부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그대로 강행하기엔 부담이 크다.

영주시는 23일 개최 예정이었던 영주시민 자전거타기 대회를 전격 취소했으며, 문정 물놀이장 또한 24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10월 9~18일 개최 예정인 ‘영주풍기인삼축제’를 온라인축제로 대체해 농가 판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울릉도는 당초 6월에서 이달로 연기한 20회 울릉도오징어 축제와 33년 전통, 울릉 해변가요제도 열지 않기로 했다.

봉화군은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봉화읍 체육공원과 지역 송이산 일원에서 ‘송이 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다!’를 주제로 올해 송이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불투명한 상태다.

문경시는 10월 12∼31일 문경새재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2020년 사과축제’를 온라인 행사로 바꿔 열기로 했다.

청송군은 대표 축제인 ‘청송사과 축제’를 열기로 했다가 최근 고심 끝에 취소를 결정했다.

매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사과 수확철에 개최되는 이 축제는 올해 처음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격상돼 개최될 예정이어서 사과 재배 농민 등 지역민의 기대감이 매우 높았다.

추석을 전후해 열기로 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도내 대표적 축제도 대부분 취소됐다.

경주에서는 기독교 관련 행사가 잇따라 연기됐다.

28일부터 1박 2일간 경주 보문관광단지 A호텔에서 1천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기독교 행사가 10월로 연기됐다.

또 다른 기독교 단체는 24~25일 경주 보문관광단지 B호텔에서 500여명이 참석하는 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9월 이후 열기로 결정했다.

목회자 100여명도 31일부터 1박 2일간 B호텔에서 개최하려던 행사를 내년으로 미뤘다.

경북대학교는 학·석사 및 박사 학위 수여식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학·석사 대상 학위수여식은 취소하고 박사 대상 학위수여식은 최소 규모로 열기로 했었다.

경북대는 학위수여 행사는 취소했지만 졸업증서 및 학위기는 학과별로 배부일정을 수립해 분산 배부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다음 달 재개하려던 예비군 훈련을 전면 취소했다.

예비군 제도가 시작된 지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군 당국은 앞서 올해 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매년 3월 시작하던 예비군 훈련을 연기했다. 그러다가 축소 시행을 골자로 9월 1일부터 예비군 훈련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영덕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에 긴 장마와 폭우까지 겹쳐 한철 여름 장사를 망쳤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코로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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