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차질 불가피
MBC ‘100분 토론’ 출연 취소
차명진 전 의원 확진 판정
청와대도 방역 태세 강화

정치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현직 미래통합당 당협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확진자와의 간접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광복절 일부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차 전 의원은 국내 유명 정치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차 전 의원은 지난 15일 마스크를 내린 채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등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코로나19 전염 우려에 대해 “야외에선 코로나 안 옮기니 걱정말라”고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민주당은 이낙연 의원의 자가격리 돌입에 비상이 걸렸다. 이 의원은 앞으로 2주 동안 자택에 발이 묶이면서, 29일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보 간 온라인 연설, 지역 대의원대회, TV 방송토론 등 전당대회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전당대회 자체를 연기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사람으로서 선거 일정에 차질을 드려 송구하다”며 “지금은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기회를 제약받는 김부겸, 박주민 후보에도 미안하다”며 “제가 어떻게 참여할지는 당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민주당은 20일 예정됐던 MBC 심야 방송 ‘100분 토론’ 출연을 취소했다. 29일 전당대회 직전 열리는 KBS 토론회의 경우에도 “화상회의 등 다각적 방법을 통해 실시하는 것으로 방송사와 협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태세를 강화했다.

대통령경호처는 내부 확진자 발생 시 셧다운 가능성을 비롯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별도 예비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수행, 검측 등 경호와 관련한 모든 기능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구성됐다. 경호처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순환 배치된다.

청와대 비서실도 마찬가지다. 이남구 공직기강비서관은 최근 전 직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31일까지 외부인 접촉 최소화, 음주·회식 금지 등을 당부했다. 국민소통수석비서관실은 각 언론사에 외부 기관 출입 기자의 청와대 병행 출입 금지 협조를 요청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 상황에서는 외신 기자의 출입도 일시 금지키로 했다. /박순원기자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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