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일탈이 눈 뜨고 못 볼 지경에 이르렀다. 장관직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당 대표 시절 권력자 행세에 중독돼서 그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대정부질문에 응하는 모습이 오만하기 짝이 없다. 질문을 받아치고 거꾸로 묻다가 질문자인 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들어가세요”라고 해도 퇴장하지 않고 계속 쏘아보는 장면은 그가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곽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에게 ‘내 목표는 강남에 빌딩 사는 것’이라고 말한 정경심 교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언론 보도 맹신주의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곽 의원이 “그럼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도 다 의심해야 하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저한테 시비 걸려고 질문하는 거냐”고 되받아쳤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법무부 장관을 봤다”며 “정의와 공정을 내세웠던 대통령은 그 정의와 공정을 무너뜨리는 장관에 결단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서 추 장관에 대해 “과거 수사지휘권을 없애자고 주장했던 분”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사지휘권을 남용했다”며 대통령에게 해임을 촉구했다.
국회는 지금 다수는 소수를 배려하고, 소수는 터무니없는 투쟁을 삼가는 선진 민주주의를 고대하는 국민의 소망에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 그 연장 선상에서 국민의 대표를 사뭇 하찮게 여기는 듣도 보도 못한 법무부 장관의 횡포는 용납돼서는 안 된다. 아무리 권력이 차고 넘쳐도 이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