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어정거리다 보니 벌써 7월 하순, 시간이 흐르고 세월의 바퀴가 굴러갈수록 일도 많고 탈도 많은 요즘이다. 전혀 생각지도 예상치도 못한 일들이 도처에서 일어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고 모르다가 갑자기 알게 되어 의아스럽고 생뚱맞기만 하다. 그래서 세상은 알쏭달쏭 요지경이라 했던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水深可知 人心難知)’고 했다. 그만큼 사람의 속마음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겉으로 비치는 얼굴 표정이나 말씨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어느 정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양심이나 진정성 따위의 속 마음은 대부분 알 수 없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사람의 생각은 복잡미묘하며 표리부동한 언행을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본다.

시대의 양심가로 비견되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듯 세상을 떠났다. 한 치의 의심도 일말의 의혹도 가질 수 없었던 고관대작의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남을 비관하여 절세(絶世)한 듯 보인다.

명망 높은 변호사로 희망제작소를 통해 시민사회 활동을 하고 서울시장도 3선까지 지내며 차기 대권 잠룡으로도 존재했었는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춘사(椿事)로 한 순간에 모든 걸 포기하고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의 마음과 양심의 본질이 어디까지 미치고 훼절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지불식 간에 인간의 심성이 얼마나 이중적이고 극단적일 수 있는지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마음은 몸의 주인이다. 몸의 주인인 마음이 온전하지 못하거나 갈팡질팡하면 이내 몸은 곤고함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이 몸에 주인이 없는 것은(此身無主) 집에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如屋無人)고 한다. 대체로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몸도 따라서 움직이게 되지만, 상황에 따라선 무의식적이거나 자율신경계에 의해 스스로 몸이 작동하기도 한다. 마음은 몸보다 더 미세하고 치밀하여 뜻대로 움직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각의 흐름, 감정, 판단, 의욕 등의 대부분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하기란 쉽질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수련이나 명상 등을 통해 마음을 갈고 닦으며 다스리는 마음강화 훈련을 하기도 한다.

마음이 안정되고 평온해야 몸이 튼튼해진다. 또한 몸이 건강해야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다. 몸과 마음은 상보적이면서도 상호 의존적이기도 하다. 마음과 몸이 일치되는 노력을 통해 몸의 각 부분이 원활하게 움직이고 기능이 보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부지런히 운동도 하고,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울 때는 노래도 부르면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하는 건전한 생활습관으로 심신을 수양해 나가면 어떨까?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지만, 마음을 먹은 이상 최소한 몸과 합작(?)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다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양심과 적실성(適實性)을 살려 언행일치를 보이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