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원or정해종’ 분위기 속 한진욱 변수
서재원, 연임 불문율 깨고
출마 공식화 ‘신뢰성’ 타격
4선 정해종, 표심얻기 전력
한진욱 “중도포기없다” 의욕
총 32석 중 미래통합당 19석
민주·무소속 대표 복덕규 ‘수세’

‘수성(守城)이냐, 공성(攻城)이냐’

불과 10일도 채 남지 않은 포항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복잡 미묘해졌다. 출마를 저울질했던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이 불문율로 여겨졌던 ‘연임 금지’를 깨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선거를 앞두고 물밑에서 시의원들 간의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지난 23일 서 의장은 본지에 “여러 인사들의 추천이 있었고, 지방의회의 안정, 그리고 지방의회 의원으로서의 책임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던 과거 자신의 발언을 뒤엎으면서까지 이번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서 의장은 “말을 번복한 만큼,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서 의장이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이번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현 의장의 수성 또는 새 인물의 공성’으로 뼈대가 맞춰지고 있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의장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미래통합당 출신인 서재원 의장을 비롯해 같은 당 한진욱·정해종, 무소속 복덕규 의원 등 4명이다. 이 중에서 포항시의회 총 32석 중 19석이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무소속’ 연대의 대표격인 복덕규 의원이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공성’의 대표 주자는 4선의 정해종 의원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위해 정중동의 행보를 보였던 정 의원은 지난 4월 포항시의회 임시회 개회부터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동료의원들의 표심 얻기에 전력투구해왔다.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여론은 나쁘지 않다.

정 의원은 “의원들이 시민들의 심부름꾼이라면, 의장은 여야를 떠나 모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돼 의정 활동을 돕고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함께 시민들, 포항시와 소통하는 의회를 만들어보기 위해 이번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고 했다.

분위기는 ‘서재원 or 정해종’으로 압축되지만, 두 의원 모두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본인의 발언을 번복한 서 의장은 신뢰성에 금이 가 있는 상태고, 정 의원은 여전히 지지기반이 부족하다는 동료 의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상황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근 포항시의회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진욱 부의장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다. 한 부의장 역시 주변인들에게 “중도포기는 없다”고 밝히는 등 선거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오래전 조합장 선거 때부터 지는 선거는 하지 않기로 유명한 한 부의장의 성격상, 이번 선거에 출마할만한 믿는 구석이 있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미래통합당 한 의원은 “아직 내부적으로 누가 최종 후보가 될지 결정하지 않았다.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면서 “의총을 통해 한 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날은 정해지지 않았다. 의총에서 결정되는 인물이 결국 뽑히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포항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오는 7월 3일 치러진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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