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한 달간 3만원 짜리 공급
학부모“타 시도 7~10만원과 차이
3개월 간 한 명당 15만원 남을 듯”
道 “2차 꾸러미지원사업 추진 중
교육재난지원금 지급은
도의회 조례안 의결돼야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등교하지 못한 경북지역 학생 가정으로 농산물꾸러미 공급이 최근 완료됐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꾸러미 구성품과 지원방식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잔여 급식비 행방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4월 학교급식 중단으로 사용하지 못한 식재료를 학생 가정에 보내주기 위한 농산물꾸러미 사업을 추진했다. 급식 중단으로 판로가 막힌 농가를 돕고, 급식을 먹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온라인 개학으로 사용하지 않은 무상급식 예산을 활용했다.

경북도는 도내 초·중·고 및 특수학교 학생 26만여 명 가정에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로 구성된 3만원 상당의 꾸러미를 1회 공급하기로 했다. 도비 14억원과 시·군비 43억원, 교육청 예산 21억원 등 총 7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문제는 지난 5월 말부터 경북지역 학생 가정에 농산물꾸러미가 배송되면서부터 불거졌다.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과 꾸러미 구성품과 지원방식의 차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꾸러미 사업에는 경북을 포함한 14개 시·도와 부산 기장군이 참여했다. 지급 방식은 쌀이나 온누리상품권, 농협몰포인트, 재난지원금 등 제각각이다. 서울, 대구, 대전, 경기, 전남 등 5개 지역에서는 바우처를 지급하고 학생 가정이 원하는 개별 품목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울산, 부산, 제주, 세종에서는 잔여 급식예산을 교육재난지원금 등의 형태로 지급했다.

꾸러미 단가는 지역별로 학생 1인당 3만원∼10만원 정도다. 경북도의 급식비는 초등학생 1인당 약 2천900원, 중학생 3천500원, 고등학생 3천300원, 특수학교생 3천300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국 시·도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온라인 개학 기간의 학생 1인당 무상급식비는 약 8만원∼10만원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잔여 무상급식비를 학생들에게 모두 되돌려준 시·도가 8∼10만원을 농산물 꾸러미와 재난지원금 형태로 지급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강모(44·포항시 북구) 씨는 “서울이나 경기 지역과의 급식 차이가 7만원씩이나 벌어지는지 의문이 든다”며 “꼬박 세 달 동안 급식이 중단됐는데 울산이나 제주처럼 교육재난지원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예산이 다른 데로 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초등학생 딸이 있다는 주부 남모(33·포항시 남구) 씨도 “급식 한 끼에 2천원이라고 하면 한 달에 6만원 이상, 3개월간 아이 한 명당 15만원이 넘는 비용이 남았을 것”이라며 “포장비에 배송비까지 포함해 3만원대 꾸러미를 보내고 남은 급식비는 도대체 어디로 가느냐”고 되물었다.

경북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관계자는 “교육재난지원금 지급은 꾸러미 사업과 별개로 봐야 한다”며 “제주의 경우 도의회에서 조례안 의결로 진행돼 재난지원금 지급이 가능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지원금 형태로 지급하기 어려운 현실인데 정작 학부모들에게 재난지원금과 꾸러미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비쳐 민원이 쇄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식조리업 종사자 인건비와 결식아동급식지원 등을 지출하고 현재 급식비 잔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도청과 협의해 2차 꾸러미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전부 소진하려고 한다. 앞서 1차 꾸러미가 금액이 적다 보니 구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엔 4만원대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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