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기자회견
항체양성률 파악 ‘방역대책 열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파악된 환자의 10배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이 나왔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는 일상 대화 속에서도 쉽게 전파하므로 자기도 모른 채 감염된 사람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위원장은 “무증상 감염자가 얼마나 많은지 파악하는 방법이 항체 양성률 조사(항체검사)”라며 “해외 사례를 종합하면 무증상 감염자는 현재 파악된 환자의 10배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가 4월 말 6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5%로 나왔다. 스페인 4천500만 인구 중 약 225만명이 감염됐다는 뜻인데, 스페인 정부가 파악한 환자 수 23만명보다 10배 많은 수준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은 항체 양성률이 47%에 달했고 프랑스 우아즈는 25.9%, 독일 간겔트 지역은 15%였다.

오 위원장은 “무증상 감염자가 10배 이상 많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바이러스를 확산할 수 있어 ‘깜깜이 감염’이 발생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런 무증상 감염 규모를 알지 못하면 조기 진단과 접촉자 추적, 격리와 같은 현재 방역대책으로는 확산을 완전히 잡을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체 검사는 코로나19 유행이 얼마나 진행돼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항체 양성률을 알면 우리의 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역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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