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
열탈진·열사병이 대표적 질환
방치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
심뇌혈관 질환·고혈압 있다면
증상 악화 가능성 높아 주의
갈증 없어도 규칙적으로
물·이온음료 등 섭취해줘야

코로나19 사태에 폭염까지 기승이다. 9일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돼 방역 당국이 온열질환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 4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북지역은 낮 최고기온 30℃를 웃돌며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신고된 전국 온열질환자는 총 42명이다. 만 65세 이상 환자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에서 열탈진 등으로 쓰러진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6월 들어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는데 현재까지 경기·전남·경남에서 각각 6명이 나왔고, 경북에서도 4명이 신고됐다.

온열질환은 고온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이나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을 보이는데 흔히 일사병이라 부르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일사병은 몸이 더위에 오래 노출되면서 체온이 37∼40℃까지 높아질 때 나타난다. 체온이 높아진 탓에 심장이 혈액을 원활히 내뿜지 못하게 되는데, 중추신경계에는 이상이 없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를 넘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를 말한다.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중추신경계가 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면서 제 기능을 잃은 것이다. 일사병과 달리 땀을 거의 흘리지 않지만 체온은 계속 오른다. 사망위험이 3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온열질환은 일상 속에서 간단한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날씨가 더울 땐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은 체온을 높이고, 커피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일으킬 수 있다. 물과 이온음료 등을 섭취해 체내 수분을 유지한다. 야외 작업 시 어지러움이나 두통,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온열질환자 10명 중 8명이 실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폭염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된 날엔 가능한 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바깥활동을 줄일 것을 강조한다.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폭염에 취약하다. 몸에 열이 많고 체온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급적 통풍이 잘 되는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게 좋다. 노약자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땀샘이 감소하고 더위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건강을 챙겨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자동차나 창문이 닫힌 실내에 어린이나 노약자를 홀로 남겨두는 것은 위험하다.

심뇌혈관 질환이나 당뇨, 고혈압 등을 앓는 경우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평소의 70∼90% 수준으로 활동량과 강도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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