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베스트셀러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토니 로빈스는 넬슨 만델라에게 물었다. “그 오랜 감옥 생활을 어떻게 견뎌냈습니까.”만델라는 “난 견뎌냈던 적이 없다오. 준비하고 있었던 거지.”라고 대답했다. 그는 그때부터 “의문하지 말고, 질문하라!”는 말로 사람들 안에서 잠들어있는 거인을 깨우라고 설파하기 시작했다.

의문하는 사람은‘이것을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한다. 그러나 질문하는 사람은‘이것을 어떻게 하면 해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만델라는 ‘나는 분명히 건강하게 걸어 나갈 것이다. 그러려면 오늘 무엇을 해야 하지?’를 질문하고 있었다. 이것이 만델라가 70이 넘어 감옥에서 나와서도 건강하게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공수처법 표결 당시 당론과 달리 기권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 화두가 되고 있다. 당론에 따르지 않은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는 당연하다, 반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투표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논란이 더이상 확산돼선 안 된다며 입단속에 나섰지만 당내에서조차 이번 징계가 헌법과 충돌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 대표 면전에서 “당론에 따르지 않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투표 행위를 당론에 위반하는 경우에 포함시켜 징계할 경우 헌법 및 국회법의 규정과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인 경실련도 “국회의원의 양심의 자유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헌법과 국회법이 부여한 권한을 위반한 것으로 철회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그 와중에 금태섭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입장문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지난 선거법 개정안이 잘못됐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정치인은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을 이끌어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지난 선거법 개정안은 위성정당을 양산하고 우리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린 악법이라는 것이다. 자신도 당론에 따라서 찬성투표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 금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또 공수처법의 경우 자신이 형사소송법과 검찰 문제의 전문가로서 공수처를 다루는 사개특위에서 토론기회를 달라고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고, 토론이 없는 결론에 무조건 따르는 것은 자신이 배운 모든 것에 어긋나기에 따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등에 대해서 당 지도부가 함구령을 내린 데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이미 총선 불출마로 국회를 떠난 금태섭, 그는 자신에 대한 징계결정과 당지도부의 함구령에 대해 “이게 과연 정상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또 묻는다. “우리 정치는 정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가.”그의 건강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미 국민들 마음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