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전국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코로나19는 언제 어디서든 다시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다.

전염병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자를 양산하고 전파력이 워낙 높아 조금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가 안겨준 사회적 파장에서 우리는 반면교사의 경험을 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는 극복과정이 유난히 힘들었다. 지역혐오 발언까지 들어야 했던 시민의 심리적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타지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힘든 과정을 거치느라 시민들이 받은 스트레스는 유별나게 클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경기연구원이 조사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정신건강 설문조사’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 조사는 지난 4월 전국 17개 시도 15세 이상 주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국민의 45.7%가 “불안감, 우울감 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구시민은 전국 평균보다 20% 포인트가 높은 65.3%가 불안감·우울감 등을 호소했다고 한다. 또 대구시민의 30.6%는 “코로나19로 인해 수면장애를 경험했다”고 했다. 이것도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가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코로나 후유증은 일반화됐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은 자칫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지난 17일 경남서는 코로나19 양성판정 후 완치된 6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발생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대구는 아직 많은 사람이 여전히 이런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구가 겪은 코로나 극복과정의 상처가 너무 큰 탓이다.

특히 20일부터 시작된 등교수업으로 학부모나 학생 모두가 또다시 불안한 마음으로 코로나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심리적 불안감은 상황변화에 따라 반복되는 현상을 보인다. 심리상담센터 운영으로 치료를 하는 사회적 시스템의 운용도 필요하다. 하지만 당사자의 자기관리도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이나 훈련 등을 통해 무기력증을 털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사회 모두가 함께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