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열 한동대 교수
장규열 한동대 교수

다시 어렵다. 코로나19의 상황이 이제는 나아지는가 했더니 한 달쯤 전으로 돌아간 모양이 돼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를 구분도 하기 전에 도로 터널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내일 그 어떤 좋은 일이 있다고 해도 오늘을 마음껏 즐기겠다는 청년의 욕망이 이번엔 지나쳤다. 집단감염의 위험이 클럽 등 유흥업소에만 있을 것인지 보다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등교개학을 앞두고 있었던 학교들이 일정을 다시 연기했다. 친구들 만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학생들과 아이들 돌보기에 지쳐가던 부모들은 다시 한번 낙심하는 모습이다. 교육의 필요와 방역의 시급함이 부딛힌다. 개학 일정이 연기되는 것이 벌써 몇 번째인가.

방역의 목표는 분명하다. 감염병 전파를 막아야 한다. 교육이 하고자 하는 바도 어렵지 않다. 어린 자녀들을 바르게 자라게 하는 일. 방역이 소기의 목적을 거두면서 교육도 적절하게 일어나야 한다. 여기까지 오면서 차선이긴 해도 온라인교육을 선택했다. 대통령이 디지털세상에 펼쳐지는 새로운 교육방식을 참관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런지가 이제 몇 주나 됐다고 교육당국은 등교개학에 매달리는가. 교육의 본질을 다시 새긴다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선생의 진정성과 사제관계의 신실함이 관건이 아닌가. 필자도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면서 점차 새로운 전달방식에 익숙해 가고 있던 참이다. 이런 가운데 굳이 학교를 열어 감염의 가능성에 전전긍긍할 필요가 정말로 있을까.

학생과 부모의 안타까움은 해결해야 한다. 만나지 않고도 사회성의 발달에 지장이 없도록 온라인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교실수업의 내용을 온라인으로 옮겨놓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부족하다. 선생과 학생 간에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 있어야 할 교감과 협력을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부모들의 상황도 어렵다. 맞벌이 가정에는 더 심각하다. 직장의 배려와 소득수준 유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제 겨우 맛보았나 싶은 온라인교육에서 우리는 무엇을 거뒀을까. 만나지 않고 시행하던 교육은 만나야 하는 교육을 겨우 때웠다는 정도로 만족할 것인가.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그땐 어찌할 것인가. 바뀐 세상을 수용하면서도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철학을 세워야 한다.

일주일이 문제인가. 백년을 바라보는 교육이어야 한다. 경제가 큰 문제겠지만, 교육도 작은 과제가 아니다. 사람을 기르는 일이며 나라의 미래가 걸려있다. 코로나19의 상황에 하루하루 흔들리는 교육은 국민을 힘들게 한다. 긴 지평을 겨냥하는 교육이길 바란다. 많은 대학들이 전 학기 온라인교육을 선택한 모습도 참고하여야 한다.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하는지도 둘러보아야 한다. 특별히 어려울 때에는 특별히 분명한 소신이 필요하다. 행정적 조급함을 극복하고 교육의 큰 뜻을 살려야 한다. 감염병도 극복하고 경제도 살렸으며 교육에도 든든한 나라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