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고3 외에는
온라인 수업 계속 이어갔으면”
강은희 교육감 “교육청 책무로
방역상황 검토해 8일 최종 발표”
일선 학교·학부모 혼란 가중

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 ‘오프라인 등교’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의 사정은 다르다. 결국, 대구 지역 학생들의 등교 문제를 놓고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혼선을 빚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 5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강화된 생활방역 추진’을 골자로 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권 시장은 대구 지역의 등교 수업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 시장은 “초·중·고교 등교 수업과 관련 고3부터 시작해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한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대구 상황에 맞게 등교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대구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6일 열린 대구시 확대간부회의에서도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고3 외에는 온라인수업을 계속 이어 갔으면 좋겠지만, 대구만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과 학부모들 모두 지쳐 있어 저의 바람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학교와 보건소, 감염병 전문가들, 소방, 병원들이 연계된 협력체제로 비상시를 대비한 신속 대응 방안을 반드시 학교별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등교 문제를 왜 대구시가 판단하느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 등교 시기를 번복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등교 개학은 어쨌든 전적으로 우리 교육청의 책무이기 때문에 대구시의 방역상황 등을 참고해서 아이들이 대규모로 등교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여러 차례 검토를 하고 있고 (대구시와) 같이 조금 더 정교하게 인식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시장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등교가 시작이 되면 아무래도 대구 지역은 다른 타시도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우리 교육청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만 이제 세부방식이나 그런 부분들은 초, 중, 고 별로 학교하고 계속 소통하고 있다”면서 “우리 교육청이 가진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등교시기, 방법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정리되면 8일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의 이 같은 ‘엇박자’로 인해 일선 학교와 학부모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담화문 발표 전 권영진 시장과 강은희 교육감이 전화 통화로 대구의 등교 수업 시기 조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곤영·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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