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라는 다소 거친 용어가 등장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사태의 진정세를 틈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왜 보복이라는 부정적 표현을 했는지는 그 어원을 알 수 없다. 코로나 발상지인 중국에서 나왔다는 설만 있다. 우리말로는 보상소비라는 말이 적합한 표현이다.

억눌렸던 소비가 일시에 터져 나오기 때문에 보복소비의 구매력은 대략 폭발적이다. 지난 4월 중국 광저우에서는 에르메스 명품매장이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지난 1월 코로나 사태로 문 닫은 지 석 달 만에 매장을 다시 오픈하자 소비자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거 몰려와 하루 판매액이 무려 270만 달러(한화 약 32억 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지금 곳곳에서 이런 보복소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참았던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봇물 터뜨린 것이다. 그러나 초점은 보복소비가 침체된 시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다. 중국은 보복소비 현상이 침체된 소비시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긍정 평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4조위안의 자금을 풀어 경기부양 효과를 본 바 있다. 코로나 이후도 중국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준비에 나설 거라 한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서도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국 관광지마다 사람이 넘치고 고속도로는 도시를 벗어나려는 차량으로 꼬리를 물었다. 도심의 공원과 카페 등도 모처럼만에 사람들로 활기를 찾았다.

코로나19로 풀이 꺾였던 시장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침체된 국내 경기에 보복소비가 과연 위력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시장변화의 단초가 되길 바랄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