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시도 코로나 방역 모델
대학 기숙사·기업 연수원 제공
60일간 경증환자 3천25명 치료
“성공적 역할 바탕 의료진 헌신”

세계 최초 코로나19 방역 모델인 ‘대구시 생활치료센터’가 오는 30일 문을 닫는다.

대구시 생활치료센터는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분리하는 등 코로나19 조기 안정화를 이끌어 감염병 대응에 세계적 모델이 됐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30일 대구 중앙교육연수원과 영덕 삼성인력개발원 운영을 끝으로 대구시 생활치료센터가 운영을 종료한다.

이는 확진환자 발생이 정점을 찍은 무렵인 3월 2일 중앙교육연수원을 센터로 최초 지정한지 60일만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 내 전담 병원의 병상만으로도 수용될 수 있을 만큼 통제 범위 안에 들어올 정도로 안정화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구시에서 운영한 생활치료센터는 총 15곳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시가 최초 도입해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를 격리·치료해왔다.

이로 인해 중증과 경증 환자를 분리 격리·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서 2개월 만에 대구가 코로나19를 조기에 안정화 시키는 밑바탕이 되며 ‘방역한류’의 일등 공신 중 하나가 됐다.

센터 확보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일정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입소자의 자발적 동의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입소율을 높이기 위해 편의성과 만족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로 구성된 ‘생활치료센터 운영지원단’은 적합한 시설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고 전국의 지자체와 기업·기관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나서며 최대 15곳의 센터를 지정, 운영할 수 있었다.

경북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이 기숙사를 환자들에게 내어줬고 삼성, LG, 현대차, 대구은행, 기업은행 등 기업들은 연수원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중앙과 지방, 민과 관, 지역과 대학, 기업과 지자체 간 협치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대구가 운영한 15곳의 센터는 60일간 총 3천25명의 경증 환자가 입소해 2천957명이 퇴소해 완치율 97%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종사자는 총 1천611명으로 이 중 의료진이 701명, 중앙부처·군·경찰·소방 등에서 478명, 432명의 대구시 직원이 교대로 파견 근무를 했다.

하루 확진자가 수백명씩 쏟아지고 누적확진자 수도 가파르게 상승하며 6천여명을 찍던 당시, 해외처럼 사망자가 확진자에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고 하루 평균 2명대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센터운영으로 원활한 병상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진과 외신들도 이 부분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강원대병원 신경외과 김충효 교수팀이 구미LG동락원의 입소 환자(309명)를 대상으로 센터 운영 효과를 분석한 결과 환자에 대한 능동적인 관찰과 엄격한 격리, 바이러스 검체 채취시 낮은 교차 감염 가능성 등으로 의료진 감염 사례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증 환자에게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일본의 대표적인 뉴스통신사인 교토통신도 한국의 생활치료센터를 자세히 소개하며 의료체계 붕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생활치료센터 확보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간 대구에 상주하면서 전국에 걸쳐 시설 확보를 위해 진두지휘하는 등 중앙과 지방이 얻어낸 ‘연대의 승리’”라며 “생활치료센터가 성공적인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의료진을 포함한 지원인력의 헌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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