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리더십이란 연주자들에게 내 아이디어와 음악적 해석을 따라오게 강요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어느 날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에요. 지휘자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소리는 연주자들이 만드는 거죠. 그러면 내 뜻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연주자의 힘과 열정, 사랑을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잰더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의 실현은 측정의 세계에서 가능성의 세계로 이동할 때 가능합니다.” 측정의 세계란 사람들을 경쟁시키고 등급을 매겨 이긴 자들에게 자원을 제공한다는 논리이죠. 대부분의 사람이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이 틀을 깨부수어야 합니다. 가능성의 세계란 모든 것이 풍족하고 부족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경쟁이 필요 없고 모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원하는 삶을 마음껏 펼칠 수 있지요.

“리더는 구성원들을 측정의 세계로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가능성의 세계로 인도해야 합니다.”

벤저민 잰더는 대학생들에게 생애 최초로 가능성의 세계를 체험하게 합니다. 첫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종이 한 장씩 나눠줍니다. “모두에게 A 학점을 줄 것입니다.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지금 나눠 드린 종이에 저에게 편지 한 통을 쓰는 겁니다.”

학생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학기 말에 여러분이 자신의 노력으로 A 학점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는 겁니다. 내가 A를 받은 이유를 저에게 편지로 써 보세요.”

경쟁할 필요가 없게 되자 학생들은 서로 협력하기 시작하고 창조성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평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 대담하게 사고를 확장합니다. 등수를 매기는 방식으로부터 해방을 경험한 학생들은 잠재력을 극대화하지요. 측정의 세계에 길든 우리의 한계를 깨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리더와 조직들이 하나씩 늘어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