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주력산업 중 하나인 대구염색공단이 코로나19로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고 한다. 전체 입주업체 127개의 77%인 98개 업체가 휴업(휴업 47, 조업단축 51개)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정상 가동 중인 업체는 22%인 29개사에 불과하다.

작년 한해동안 휴·폐업을 신청한 업체가 7곳이었던데 비교하면 가히 놀라운 숫자다. 코로나19의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휴·폐업 업체는 더 증가할 것 같다 하니 향후 지역경제에 대한 불길한 징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염색공단은 1981년 도심에 산재된 염색공장을 집단화시켜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염색전용 산업단지다. 공해발생 억제와 시설근대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열병합시설과 공동폐수처리시설을 주요 기반으로 입주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섬유패션도시의 이미지를 올리는데 크게 기여한 산업단지다.

염색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입주기업들이 각자도생의 길로 나서고 있으나 오더 회복이 없으면 앞으로 3개월 버티기가 힘들다”고 했다. 주간 2∼3일 정도 일거리밖에 없는 업체가 수두룩하다고 한다.

염색관리공단이 입주업체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300억 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대출받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증기사용료와 폐수처리비용 등 기업이 부담해야하는 고정비용을 3개월간 면제키로 했다. 상하수도 요금감면 등도 대구시에 건의하는 등 다양한 비상책 마련에 골몰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한시적 효과에 불과해 앞날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난을 두고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 말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잡고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난은 이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 있다.

대구염색공단업체의 위기는 지역 염색산업의 실상을 대변하는 것이지 내막적으로는 지역섬유산업 전체가 비슷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정부차원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 적기 지원이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