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형곡2동 행정복지센터
책상 앞 가족사진 붙이고 업무
코로나로 민원인 응대 늘었지만
불만민원은 크게 줄어 ‘눈길’

구미시 형곡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책상 앞에 가족사진을 붙여 놓고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구미] “우리도 한 가정의 아빠, 엄마이자 소중한 아들, 딸 입니다”

최근 각 관공서가 코로나19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민원인을 응대하느라 곤혹을 치르는 가운데 구미시 형곡2동 행정복지센터는 악성 민원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형곡2동이 코로나19로 인해 평소보다 5∼6배 늘어난 민원 업무에도 불구하고 민원인들의 불편·불만사항이 늘지않고 오히려 줄어든 이유는 직원들 바로 앞에 붙여져 있는 가족 사진 때문이다. 형곡2동은 지난해부터 전체 직원 14명의 책상 앞에 자녀와의 일상 모습을 찍은 사진, 부모와 찍은 사진 등의 가족사진 4∼6장을 편집해 붙이도록 했다. 이 사진첩은 각종 민원 불만을 안고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민원인들에게 공무원도 한 가정의 소중한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민원응대에 지친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직원들의 가족 사진은 기대 이상의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불만이 가득했던 민원인들도 응대하는 공무원에게 화를 내려다가도 앞에 붙어 있는 사진을 보고는 화를 내기 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민원과 긴급생활비지원 등의 업무량도 대폭 늘었지만, 민원 불만으로 공무원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주민 이은영(42·여)씨는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문제와 최근 긴급생활비지원 신청 등 여러모로 행정당국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막상 민원업무 때문에 주민센터를 찾았을 때 공무원들 앞에 붙어있는 가족 사진을 보고 이 분들도 나랑 별 다를게 없는 한 시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공무원이라고 해서 덜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함께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원을 응대하는 공무원들도 “늘어난 업무량으로 힘은 들지만, 민원인들이 전 보다 화를 내지 않아 일하는데 큰 불편이 없다”고 했다.

윤희영 형곡2동장은 “평소에 주민센터를 찾는 민원인이 하루 평균 100여 명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하루 500∼700여 명으로 늘었지만, 그에 비해 민원불만은 크게 줄었다”면서 “책상 앞에 붙어 있는 직원들의 가족사진이 민원인들에게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