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물품·시설·인력에 2천632억
정당 지급 452억 등에 예산 소요
투표율 58%면 1천700억 버려져

오는 15일 치러지는 총선을 위해 4천102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1대 총선의 전체 유권자는 모두 4천399만4천247명이다. 이에 따라, 국가기 비용으로 지불하는 총선 비용은 4천102억여원이다. 구체적으로 투표와 개표 등의 선거 물품, 시설, 인력 등에 2천632억원이 쓰인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정당에 지급한 국고보조금은 452억원이다.

총선 예산 4천102억원은 공적 마스크 2억7천346만장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며, 16만원 정도가 드는 코로나19 검사를 256만 명의 국민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반면, 선거예산 4천102억원의 상당 부분은 버려지는 예산이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의 투표율 58%를 감안하면, 42%의 투표 용지는 쓰임새를 찾을 수 없다. 뿐만 아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로 인해, 시설·물품과 인력 등의 기회비용도 버려진다. 단순 계산으로 이렇게 사용하지 못하는 예산만 1천700억원이 넘는다.

중앙선관위는 “올해 선거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모두 8천700만장의 투표용지를 인쇄한다”고 밝혔다. 투표용지를 한 줄로 이으면 지구 지름의 2배, 서울∼도쿄(1천154km)를 12번 왕복하는 거리에 해당한다. 또 투표용지의 부피가 1장당 1㎜라고 가정했을 때, 8.7㎞가 넘는다. 이는 8천848m인 에베레스트와 맞먹는 높이며, 2천750m이 백두산의 3.2배, 1천947.3m인 한라산의 4.5배다.

선거운동에 사용되는 선거 벽보도 모두 64만부다. 또 선거공보는 총 4억5천만부다. 이는 농구장의 4만3천703배 면적이며, 잠실 야구장의 1천898배, 이탈리아 콜로세움의 969배다. 한 전문가는 “한 차례 선거에 사용되는 투표용지와 선거공보, 벽보에 사용되는 종이를 위해서 30년 된 나무 23만 그루 이상이 베어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나무를 모두 심으면 경복궁의 1.8배, 국회의 2.4배 규모의 숲을 만들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총선을 위해 현장에서 뛰는 인력은 총 55만여명이다. 이들은 3천500개소의 사전투표소와 1만4천330개소의 투표소, 251개소의 개표소 등에 배치된다. 또 이들 투표소와 개표소에는 각각 2만7천700개의 투표함과 7만5천300개의 기표대가 설치된다.

이외에도 제1대부터 제20대까지 당선된 국회의원 수는 4천853명이고, 2000년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20대 당선인 수는 1명이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 최소 표차는 3표였다.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 당시 경기 광주군 선거구에 한나라당 후보자로 출마한 박혁규 후보자가 새천년민주당 문학진 후보를 단 3표 차로 이겼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의 경우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하지 못해 개표시간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라 모든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개표가 완전히 종료돼야 정당별 의석수를 산정할 수 있는 만큼 의석 배분은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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