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 나선 일행 4명 확진 판정
지자체, 축제 취소·방문자제 요청
“‘거리두기’ 자발적 참여 해달라”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봄꽃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외부활동을 자제했던 시민들이 하나 둘씩 인내심을 잃고 꽃나들이에 나서면서 바이러스 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주지역 확진자가 포함된 일행이 봄꽃놀이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주에 사는 60세 여성(경주 35번), 부산 사하구에 사는 62세 여성(부산 106번)와 62세 남성(부산 107번), 경남 함안에 사는 60세 남성(경남 89번) 등 4명이 함께 전남 구례군 산수유마을에 다녀왔다가 지난 21∼22일 잇따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조사결과 경주 35번 환자는 지난 18일 오전 9시 경주에서 출발해 자신의 차량을 몰고 경남 김해로 이동해 부산 확진자 2명과 김해에 사는 지인 1명을 태웠다.

이후 함안휴게소에서 함안 확진자 1명을 추가로 태우고 산수유마을로 가 꽃나들이를 즐겼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산동면 산수유마을 일대를 방문했고 오후 3시부터 3시 30분까지 화엄사 인근 식당을 이용했다.

이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사성암을 찾은 뒤 자가용으로 돌아갔다.

구례군은 식당 관계자 2명, 사성암 관계자 14명을 접촉자로 분류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했고 다행히 16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해 지인 E씨도 음성이었다.

경주 35번 환자는 앞서 지난 18일 확진된 경주 26번 환자와 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26번 환자는 경주 19번 환자가 운영하는 경주시 용강동의 한 주점에 다녀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주 19번 환자는 지난 16일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이후 해당 주점을 다녀간 확진자 10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주 19번 환자의 감염경로는 현재까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이처럼 꽃구경을 하기 위해 명소를 방문한 일행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전국의 꽃나들이 명소가 있는 지자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가장 효과가 큰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대한 실천해달라고 연일 당부하고, 지자체들은 봄꽃축제를 잇따라 취소하며 방문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 없이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2주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지 결정하는 중요한 길목이라 할 수 있다”며 “벚꽃시즌을 맞이해 전국의 벚꽃명소를 찾으시려는 시민들께서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방문을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병현기자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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