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 앞을 오가고 있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 앞을 오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키운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19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 원화, 채권 가치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3.56포인트(8.39%) 폭락한 1,457.6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7일(1,440.10) 이후 10년 8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천21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로써 외국인은 11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로 종료했다. 종가는 2011년 10월 5일(421.18) 이후 8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 1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됐다.

또 하루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총 110조3천310억원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2001년 6월 이후 일일 최대 시총 감소액이다.

원/달러 환율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폭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0원 뛴 달러당 1,285.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80원 선에 오른 것은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처음이다. 상승 폭도 2009년 3월 30일(42.5원) 이후 가장 컸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 폭락이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국고채 값도 급락(채권금리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4.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193%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1.657%로 15.5bp 상승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17.8bp, 8.4bp 상승해 연 1.434%, 연 1.066%에 마감했다.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신용 스프레드는 75.4bp로 2012년 4월 16일(76.0bp) 이후 최대였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소폭 올랐다.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0% 오른 6만72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는 다시 급락세를 보였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6.3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5.18%), 나스닥 지수(-4.70%)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날 유럽 주요국 증시도 4∼5% 내렸다.

세계 각국이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장중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천명을 돌파하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하한가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서상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제적 피해 규모가 불확실한 가운데 문제의 원인인 코로나19 확산도 몇 주 동안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패닉'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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