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관광객 ‘뚝’
3월 방문객 전년비 1천233%↓
관광업 타격에 주민생활 궁핍
“특별재난지역 선포” 목소리

관광객으로 북적거려야 할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부근. 휴일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울릉] “관광객이 없어 굶어 죽을 판인데, 왜 울릉도는 특별재난지역에 포함시키지 않습니까.”

정부가 대구와 경북 청도·경산·봉화 등 경북 일부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지 이틀째인 17일 울릉수협 위판장 앞에 모인 어민들이 “울릉도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릉군과 울릉수협에 따르면 연간 울릉지역 관광 수입이 1천억 원에 이른다. 울릉주민을 먹여 살리는 것으로 알려진 연간 오징어 판매액은 100억 원에 불과하다.

실제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 울릉이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17일 기준으로 올해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4천19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4천294명보다 1만95명(70.6%)이나 줄었다.

감소세는 코로나19가 국내외서 확산되던 3월 들어 더욱 가팔랐다.

1~17일까지 686명이 울릉도를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 8천459명에 비해 무려 1천233% 감소했다.

관광숙박업 16곳과 관광펜션업 10곳, 국내 여행업 30곳도 휴업 중이다.

총 107대의 전세버스 중 36대는 휴업 중이고 71대는 개점휴업 상태다. 320대의 렌트카 가운데 103대가 휴업 중이고 217대는 개점 휴업상태다. 개인택시 33대와 법인택시 14대도 승객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여기에다 서울, 경인지역 및 충남·충북 지역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강릉항, 묵호항~울릉도~독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애초 3월1일 운항을 재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4월1일로 미뤄졌다.

A 여객선 관계자는 “2~3월이면 성수기 5월 예약이 모두 끝나는데 올해는 예약자체가 없다”며 “여객선을 언제 취항할 지 고민이다”고 걱정했다.

관광호텔과 전세버스를 운영하는 유선규 울릉도개발관광 대표는 “올 들어 한 번도 관광버스 운행을 못했다. 호텔 역시 휴업상태다”며 “예약 자체가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주민 김모(65·울릉읍)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울릉도에 관광객이 오지 않아 주민들이 굶어 죽게 생겼다”며 “울릉이 특별재난지역에서 왜 빠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울릉도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다. 울릉에 들어 온 관광객들은 대부분 2박3일 관광을 즐긴다. 이들은 울릉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돌아갈 때는 울릉에서 생산되는 오징어와 산채 등 특산물을 잔뜩 구입해 간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니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궁핍해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특별재난지역 지정의 시급성을 설명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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