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을 타고 여행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들이었습니다. 그들 틈에 남루한 랍비가 한 명 있었습니다. 배는 순풍에 돛 달고 목적지를 향해 기분 좋게 항해하고 있었지요. 손님들은 모두 자기 재산이 얼마나 많은가 한바탕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내 소유의 토지는 얼마나 넓은가 육안으로는 그 끝을 누구도 볼 수 없지요.” 그러자 다른 사람이 지지 않고 한 마디 덧붙입니다. “우리 저택에서는 늘 파티가 열리는데 한 번 쓰고 버리는 이쑤시개도 모두 황금으로 되어 있소.”

모두 껄껄 웃으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때 가난한 랍비가 끼어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부자는 바로 나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내가 가진 것을 당신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어 안타깝소.”

부자들은 랍비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비웃습니다. “랍비여, 당신 머리가 좀 어떻게 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군요.” 모두 그를 보며 비쭉거렸습니다. 그러나 랍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합니다. “두고 보시오. 내 말이 맞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거요.”

그때 어디선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해적이다!” 사람들은 허둥지둥 자기 보물들을 간수하느라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결국 그들은 자랑하던 보물을 해적들에게 송두리째 빼앗기고 겨우 목숨만 구한 채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가난한 랍비는 마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같은 배에 탔던 부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파산해 거지처럼 살고 있었지요. 그들은 랍비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랍비님의 말이 옳았어요. 빼앗길 염려도 없고 언제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지식이야말로 가장 값진 보물임이 틀림없어요.”

지혜로운 사람은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정성껏 돌봅니다.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지식과 교양은 가장 값진 보물입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