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전·현직 국회의원
무소속 출마 봇물 속
황교안 “분열하는 세력
패배를 면치 못한다”
여·통합당·무소속 3자구도땐
민주당에만 유리한 총선 우려

미래통합당 황교안(오른쪽)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의 선거구도가 심상치 않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치적 불신’이 깊어지면서 ‘민주당 어부지리’라는 결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16일 오전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천 문제와 여당 심판론 등의 발언이 봇물을 이뤘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국민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면서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더 모아야 정권 심판의 소명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는 “일부 책임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목하면서 이탈하고 있다.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의 불복”이라면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은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저희 지도부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면밀하게 밝혀서, 그야말로 공천이 공천으로 이어지도록 사천으로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현실 정치는 통합당 지도부의 염원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도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며, 경북의 백승주(구미갑) 의원과 김석기(경주) 의원 등도 가담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처럼 통합당 전·현직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봇물을 이루면서 ‘민주당 어부지리’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박방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무소속으로 가세할 경우, 김부겸 의원에게 유리한 정황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대구 수성을과 중·남구, 달서갑 지역도 마찬가지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주성영 전 의원 등이 미래통합당 후보의 득표율을 나눠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북의 백승주(구미갑) 의원과 김석기(경주) 의원 등이 무소속 대열에 합류하면서 ‘무소속 벨트’가 만들어질 경우에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민주당 의석수가 최대 5석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는 지역에서 30% 전후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민주당과 통합당, 무소속의 3자 구도로 총선이 치뤄진다면 당선권은 40%대의 득표가 될 것이다.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9일부터 나흘 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각각 41.5%, 32.1%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6.9%p 오른 28.1%로 집계된 반면, 통합당은 6.3%p 하락한 44.1%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4.4%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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