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기간 한 집단의 환자들에게 ‘새로 개발한 특별한 약’을 투약하고 다른 집단의 환자들에게는 ‘기존의 보통 약’을 투약했습니다. 실험 후 환자의 위장 상태를 검사했습니다.

‘새로 개발한 특별 약’을 투약한 집단의 위장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았습니다. 문제는 새로 개발한 특별한 약이라는 것이 단순한 영양제였고 기존의 보통 약이란 것도 동일한 영양제였다고 합니다.

두 집단이 서로 다른 효과를 낸 것은 환자의 심리적 상태, 즉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던 거죠. 이것을 의학계에서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 부릅니다. 대개 30% 확률로 이런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는 것도 있습니다.

노시보란 ‘해를 끼친다’는 의미의 라틴어입니다. 혈액응고방지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처방한 두 그룹에게는 위장관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해 주었고 나머지 한 그룹에게는 주의사항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세 그룹의 위 내시경 결과는 차이가 없었으나 부작용 주의를 들은 그룹은 듣지 않은 그룹보다 3배 이상 통증과 부작용을 호소했습니다.

동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곰 쓸개는 크기가 손바닥 1/5 정도밖에 안 되지만 우리에 30분 정도 가두어 놓고 약을 올리면 쓸개의 크기가 손바닥만큼 커진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마음 상태로 곰을 자극하면 즉시 몸이 반응하는 겁니다.

사람은 나이 일곱 살 이전에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갈지 거의 프로그래밍이 완료된다고 합니다. 유명한 수도회에서는 일곱 살 이전에 아이를 자신들에게 맡기면 성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단언하기까지 합니다.

일곱 살 이전에 부정적인 마음 상태로 프로그래밍 받은 대부분의 평범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자각하고 서로를 일깨우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합니다. 긍정의 마음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