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코로나19로 명명된 신종 바이러스가 대구·경북을 강타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자가격리 상태다. 원래 ‘방콕행’(방안에 콕)에는 자신 있는 체질이지만 외출이 제한된, 강제당한 방콕은 갑갑하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얼마 전 ‘꿈틀로’골목 노점에서 구입한 책 ‘무탄트 메시지’를 읽었다.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이 문명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읽느라 밤을 꼬박 새며 온갖 생각이 들었다. 지구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지만 과연 인간은 지구에게 어떤 존재일까. 지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간이야말로 가장 고질적인 바이러스가 아닐까?

중국 우한에서 비롯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오랜 세월동안 인류의 삶을 위협해왔고, 인간은 아직까지도 감기를 완전히 치료하는 약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백신을 이겨내는 내성을 가지며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오만이 미생물, 그것도 현미경으로 관찰하기도 어려운 바이러스의 공격 한방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핵무기 등의 대량 살상무기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큰 적이고, 극지방의 빙하를 녹게 하는 환경파괴 행위도 가공할 일이지만 정작 인류의 멸망은 정체모를 바이러스의 공격에 의하여 허무하게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이르니 모골이 송연하다. 바이러스는 도대체 왜 생겼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는 환경에 잘 적응하여 빠르게 변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파괴, 야생동물의 식용 등으로 동물만이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에게 접근한 것이라 생각한다.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자연은 파괴되고, 자연을 훼손하면 자연의 일부분인 인간도 파괴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일 것이다. 박쥐나 뱀 등의 동물이 숙주이던 바이러스가 이를 식용으로 한 인간에게 전이되어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데,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마음으로 미래를 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

‘무탄트 메시지’는 미국의 의사 말로 모건이 호주 원주민들과 함께 걸어서 사막대륙을 횡단하며 깨달은 바를 기록한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공생하는 삶을 살아가는 진정한 참사람들이라는 것을.

“만물의 어머니인 대지를 당신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떠난다. 당신들의 삶의 방식이 물과 동물과 공기에, 그리고 당신들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깨닫기 바란다. 이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당신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기를 바란다…. 비 내리는 것이 이미 달라졌고, 더위는 날로 심해져 가고 있으며, 동식물의 번식이 줄어드는 것을 우리는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아직 인간에게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신비가 세상에 존재한다. 인간은 사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빠 존재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분명한 것은 참사람 부족이 전한 말이다.

“인간은 산소를 만들지 못하며, 오직 나무와 풀만이 산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