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밀알사랑의 집’
사회복지사 손희근 씨
함께 확진받은 장애인 간병 ‘눈길’

코로나19 감염으로 안동의료원에 입원 중인 사회복지사 손희근(58) 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시설에서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장애인을 간병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아 시설 장애인을 계속 간호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아파도 사회복지사입니다”

칠곡군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밀알사랑의집’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회복지사 손희근(58)씨의 말이다. 손씨는 현재 안동의료원에 입원 치료를 받으며 밀알사랑의집에서 돌봤던 장애인들을 간호하고 있다.

손씨와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정성원(37), 이경구(56·여), 강창형(51·여) 이민재(35·포항의료원)씨도 함께 이송돼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밀알사랑의집 소속 장애인 19명과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날 안동의료원과 포항의료원으로 각각 이송됐다. 아픈 몸을 이끌고 자발적으로 장애인을 돌보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장애인 간병 경험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중증 장애인들을 돌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손씨를 비롯한 4명의 사회복지사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장애인들의 아침 식사부터 챙긴다. 이들이 먼저 식사를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온기가 사라진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이어 양치질과 머리감기기, 세면을 도와주고 나면 복지사들의 공식적인 오전 일과가 끝난다. 하지만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기저귀를 교체해야 하기에 실제로는 쉴 틈이 없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칠곡군은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포항의료원, 경북행복재단, 장애인 활동지원기관 등을 통해 간병인과 활동지원사를 수소문했지만,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지원하는 봉사자를 찾기 어려웠다.

결국 칠곡군은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인 마스크, 손소독제와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수시로 제공하고, 장애인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영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 2대를 개통해 지급하고 매일 전화를 걸어 이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손 씨를 포함한 사회복지사들의 헌신으로 포항의료원에 입원해 있던 장애인 2명은 지난 6일 완치 판정을 받는 등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

김광식 밀알사랑의집 대표는 “시설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해 지역사회에 많은 근심과 염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칠곡군의 적극적인 지원과 사회복지사들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시설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칠곡/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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