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코로나19 때문에 대학가에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졸업식, 입학식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각종 세미나나 교내 집단 행사 등이 모두 취소되고 있다. 개강도 연기되고 개강이 된다 해도 당분간 온라인 강의로 대치한다고 한다. 사실상 캠퍼스가 마비되고 있는 느낌이다.

3월이 오면 신입생 새내기들의 활기찬 모습이 캠퍼스를 가득 메우고 개나리 진달래가 피어나는 그런 향기로운 캠퍼스는 학생이 보이지 않는 썰렁한 캠퍼스로 변했다. 강의는 진행되어야 하기에 강의를 온라인 강의로 당분간 실시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새삼 온라인 강의를 위해 녹화를 하느라 교수들이 바빠졌다. 학교의 온 시설을 다 활용해도 모든 수업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새로 장비를 도입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대학들의 모습도 보인다. 코로나19로 빚어진 캠퍼스 대참사로 인하여 새삼 온라인 강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 공개 수업은 원격교육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20년대 미국에서 가장 유행했던 기술은 라디오였는데, 이 시기에 대학들은 발빠르게 자체 방송국을 설치하고, 1922년 뉴욕대학교가 처음으로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였다.

지금 한국에서 중요한 교육기관인 방송통신대학의 시초인 셈이다. 1940년대에는 동영상 촬영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여 몇몇 대학들은 강좌를 동영상으로 방송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들은 1980년대가 되어서야 강좌를 폐쇄회로 방식으로 원격으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유학시절 스탠퍼드대학은 인근 실리콘밸리를 대상으로 원격 강좌를 실시하였다.

온라인 공개 수업의 등장은 2010년에야 나타난다. 온라인 공개 수업(MOOC)이라는 용어도 이때 등장했다. 2011년 가을 스탠퍼드대학은 온라인으로 세 강좌를 열었고, 각 강좌는 약 10만명이 수강하는 기염을 토했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올해의 온라인 공개 수업’이라는 제목을 통해 온라인 공개 수업을 교육계의 가장 혁명적인 사건으로 꼽았다. 이 즈음 국내에도 MOOC에 대한 붐이 불기 시작했다 정부는 K-MOOC 를 독려하였고 여러 대학이 참여했다.

대학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대표적으로 아주대 경영대학원은 온라인은 물론 모바일에서까지 MOOC식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최근 포스텍은 국내 대학 최초로 코로나19로 개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을 위해 MOOC를 국내외 모든 대학에 공유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질문은 “물리적 캠퍼스는 결국 사라질수 있을까?” 이다.

아마도 답은 노(NO)일 것이다. 인간의 삶은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삶에 기초한다. 서로 마주보고 말하고 답하고 또 서로 부딪히는 물리적인 삶은 사이버 시대에도 포기할수 없는 기본적인 삶의 기초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의 강의들이 온라인 강의로 많이 전환된다하여도 여전히 캠퍼스의 의미는 강하게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