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서 쪽잠 女공무원
인터넷에 사진 공개되자
현금 기부·음식물 제공
선별진료소 자원봉사 등
각계각층 “힘내라” 응원

지난달 29일 칠곡군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업무에 지쳐 쪽잠을 자는 여성공무원의 모습. 이 모습을 본 군민들이 무기명으로 돈 봉투를 기탁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칠곡군 제공
지난달 29일 칠곡군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업무에 지쳐 쪽잠을 자는 여성공무원의 모습. 이 모습을 본 군민들이 무기명으로 돈 봉투를 기탁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 “그들의 희생이 있기에 저희가 버틸 수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달 29일 칠곡군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쪽잠을 자는 여성공무원 모습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자 코로나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공무원 돕기에 칠곡군민들의 동참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칠곡군보건소에서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한 20대 여성공무원이 방호복으로 중무장을 한 채 피곤에 지쳐 눈을 감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 각계각층 군민들은 코로나 대응 공무원 돕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정근(왜관읍·센트로 관광호텔 대표)씨는 “여성 공무원 사진을 보고 눈시울이 촉촉하게 젖었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내 자신이 용서 되지 않을 것 같았다”며 객실 10개를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객실뿐만 아니라 맛과 영양이 듬뿍 담긴 조식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육정근(삼일인쇄 대표)씨와 조희철(파시횟집 대표)씨도 도움을 자청했다. 그들은 구운 계란과 회 도시락을 각각 제공했다.

자원봉사 하겠다는 군민도 나타났다.이태화(53·여·가산 학하리)씨는 “얼마나 피곤했으면 쪽잠을 자겠냐. 잠시라도 편하게 눈을 부칠 수 있도록 대신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겠다. 언제든지 불러 달라”며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무기명으로 성금을 전달한 주민도 있었다. 50대로 추정되는 주민 A씨는 3일 왜관읍사무소를 찾아 5만 원 지폐 10장이 든 봉투를 직원 책상 위에 올려두고 홀연히 사라졌다.

주민복지 담당 주무관이 황급히 A씨를 따라갔으나 그는 한사코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거부했다.

의료용 장갑 1만2천 컬레를 기증한 이도 있었고, 성금과 자원봉사로 동참하겠다는 종교계와 기관·사회단체들도 이어지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공직자들의 피로가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지만 우리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에게 내민 따듯한 도움의 손길이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날선 비난과 질책보다 따듯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할 때다. 모든 주민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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