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관련, 주요 대학 총장과 유관부처간 대책 협의
원격수업·수업이수 시간 준수 등 학사운영 가이드라인 제공키로
포스텍·경북대·계명대·경일대 등 지역 대학들 개강 2주 연기 결정
학내 다중이용시설 방역·중국 방문 학생 격리 조치 등 철저한 대비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대학 총장 20명 및 5개 관계 부처가 참석한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대학에 4주 이내 개강연기를 권고했다.

이번 회의는 3월 대학 개강 시기에 다수의 중국 체류 학생들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효율적이고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관계 부처와 대학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유학생이 많은 대학의 총장들이 참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의 애로사항과 대학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전달했다.

먼저 교육부는 대학에 4주 이내 개강연기를 권고했고, 수업감축, 수업 이수시간 준수, 원격수업 확대, 신·편입학 휴학 등에 대한 탄력적인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제공하기로 했다.

더불어 졸업식과 오리엔테이션(OT) 등 집단 행사는 가급적 자제하거나 연기 또는 철회할 것을 당부하며 국제관, 기숙사, 도서관, 학생회관 등 학내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방역 등 철저한 관리 조치를 주문했다.

이 같은 발표에 대구 경북 지역 일부 대학은 즉각 개강 연기 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POSTECH(총장 김무환)은 2월 17일로 예정됐던 2020학년도 1학기 개강을 2주 늦춘 3월 2일 연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학기는 16주에서 15주로 단축된다.

앞서 연기 및 취소를 발표한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에 대한 대체 방안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7일 개최 예정이었던 2019학년도 학위수여식을 오는 7월 10일로 연기하며, 취소된 행사 중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집합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을 활용해 필수적인 사항들을 공유하는 형태로 대체되며, 입학식은 완전히 취소한다. 2월 개최 예정이었던 공식 행사 대부분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셈이다. 다만 학위수여식의 경우 6일부터 9일 사이에 학위복을 대여해 대학 내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이는 이 시기에 취업이나 유학 등으로 대학에 방문할 수 없는 졸업자들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다.

경북대도 개강을 2주 연기한다. 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5일 경북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임시 회의를 열고 이같이 잠정 결정했다.

회의에서 이들은 3월 초 개강을 2주 연기하고, 올해 1학기를 기존 15주에서 13주로 단축해 운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내용은 추후 대학별로 학내의사결정기구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며,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보고 추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대규모 행사는 자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학위수여식은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축소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같은 날 계명대 역시 “1학기 개강을 보름 정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3월 2일 예정인 올해 1학기 개강일은 16일로 2주일 연기됐다.

이 외에도 경일대학교가 5일 보직자 회의를 열고 신학기 개강을 2주간 순연하도록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개강일이 3월 2일에서 16일로 순연되며, 이에 따라 2020학년 여름방학 역시 6월 19일에서 7월 3일로 연기돼 그 기간만큼 방학이 단축될 예정이다.

반면, 개강 연기가 권고 사항이라 아직 상황을 지켜보는 대학도 많다.

5일 위덕대학교는 오는 20일과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학위수여식과 신입생입학식은 취소하지만, 개강 연기는 아직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4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비상대책TF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취소된 학위 수여식은 학위증명서, 졸업앨범 등을 학사행정실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으로 대체될 예정이며, 졸업기념 사진 촬영을 원하는 졸업대상자에게는 학사모 및 학위복을 대여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또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반드시 필요한 수강 신청 등에 대한 안내를 학과별로 간소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대학들의 개강 연기 권고에 따른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비상 방역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철저하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POSTECH은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감염병 총괄 관리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에 체류(비행편 경유 포함) 또는 1월 14일 이후 중국에서 귀국한 대학 구성원 전원(22명, 4일 기준)을 14일간 격리하고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는 기숙사에 별도 격리동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교직원은 자택에서 자가격리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방문했거나 중국 경유편을 이용한 모든 구성원은 오는 12일 이전에 귀국토록 안내해 개강 이전까지 충분한 격리 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위덕대학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총장을 중심으로 비상 방역 대책팀을 구성하고 운영 중이다. 비상대책 TF팀은 교내 중국인 유학생, 구성원의 중국방문 이력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교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안내문 부착, 손세정제, 마스크, 교내 방역 등 실시하며 기숙사, 도서관 등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물 등에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전준혁·심한식·심상선기자

    전준혁·심한식·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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