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사곡고 지용기 교사 ‘화제’
연평균 15차례… 학생들도 동참
매년 100여 장씩 헌혈증서 기증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아낀
교통비로 매달 아동 후원금도

학생들과 함께 헌혈하는 지용기 교사(맨 오른쪽).
[구미] 30대 고등학교 교사가 200차례 이상 헌혈을 하면서 생명 사랑 나눔을 실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미 사곡고교 지용기(35·영어) 교사는 고교생인 18세 때부터 지금까지 17년 동안 262차례 헌혈을 했다. 연평균 15차례다. 연간 5회 이내 할 수 있는 전혈과 연간 26회 할 수 있는 혈장 채혈을 모두 합쳐서다. 헌혈증서를 대부분 기증하고 돌려받은 헌혈증서 10여장만 갖고 있다고 한다.

지 교사는 고교 때 우연히 헌혈을 한 후 보람을 느껴 지금까지 헌혈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5년간 근무한 구미 상모고교에서 학생봉사단을 구성해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과 공동 헌혈을 했다. 작년부터 근무한 사곡고교에서도 역시 17명의 학생과 봉사단을 꾸려 학교 뒷산 입구 등에 직접 만든 응급상황 대처 안내표지판과 항일의병투쟁 인물 소개 표지판을 부착하는 활동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산 가꾸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함께 자전거 타기 및 등산 하기 등으로 사제 간의 정을 쌓았다.

해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한 증서 100여장씩을 소아백혈병협회와 경북혈액원 등에 기증해 왔다.

지 교사는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다 보니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된다”며 “헌혈 때문에 힘들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헌혈 때 받은 영화 티켓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그는 상모고교에서는 고3 학생들의 진로지도부장을 맡았는데 사곡고교로 옮긴 뒤 학력지원부장을 맡았다.

젊은 교사라서 주로 입시 준비에 힘든 고3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교통비를 아껴 2004년부터 매달 아동 1명의 후원금 3만원씩을 내다가 작년부터 2명의 후원금 6만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대화시간이 많아져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헌혈 이후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고 스스로 느끼고 있다.

올 3월 특전사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한 학생은 “선생님과 함께 헌혈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존감이 생기고 건강도 좋아졌다”고 했다.

지 교사는 작년 셋째 아이 출생을 두고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다 보니 집에 좋은 일도 생긴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