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관광객들 외출 자제
관광지·축제장·영화관 등 한산
대중 수출 지역 기업들도 직격탄

[경주·구미·김천·영주·칠곡·울릉] 경북지역 시·군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3일 경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외출 자제로 관광지나 축제장과 영화관, 마트 등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군수들은 찾아가는 읍·면·동 간담회를 중단했고, 정월대보름 행사 취소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께 평소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비던 칠곡의 한 영화관은 관람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했다. 또 그나마 영화관을 방문한 관람객들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종코로나 12번 확진자가 들렀던 CGV 부천역점의 임시 휴업 결정이 이 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이 지역 대형마트, 백화점, 전통시장 역시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 마트를 찾은 김수연(28·칠곡군) 씨는 “신종 코로나 보도를 본 뒤 미리 예방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에 마스크부터 구입했다. 실생활에 필요한 필수품을 평소 마트에서 구매해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는데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 같다”며 “마트를 찾은 사람도 평소의 10분의 1도 안되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상황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인 김모(53·여) 씨는 “평소 같으면 할인 행사에 사람들이 몰려 경쟁할 정도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는데, 신종 코로나 관련 보도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며 “장시간 방치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면 상인들에게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고 했다.

영주 지역 상가, 식당가의 이용객 감소세도 뚜렷했다.

영주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평소 보다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주요 관광지를 찾는 탐방객 수는 줄었지만 비수기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대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관광지를 찾는 이용객들의 수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15년 5월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울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울릉도 주민들은 메르스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시 메르스 사태로 그해 울릉 관광객은 평년(40여만 명)보다 크게 못 미치는 28만8천500명에 그쳤다.

주민 K씨는 “메르스 사태 이후 겨우 회복 중인데 코로나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조용히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번진다면 올해 울릉도관광은 끝이다”며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코로나 울릉 차단이 요구된다”고 했다.

구미시민들은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미의 중국 수출 비중은 35%가 넘는다. 그래서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미산단 내 기업들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최소한의 공장 가동 상태만 유지하고 있고, 협력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구미의 대중 수출품목은 전자제품(스마트폰·모니터·카메라모듈)과 광학제품(액정디바이스·광섬유케이블·광학필름)이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 될 경우 지역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 경제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미·중 무역 갈등으로 피해를 입었던 구미산단 기업들이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뚜렷한 대응책도 없는 상태에서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구미경제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는 위기로 정부당국과 지자체의 발 빠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장·군수들의 읍·면·동 찾아가는 간담회도 잇따라 중단했고, 축제 취소도 이어졌다.

경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읍·면·동 찾아가는 간담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일정으로 각 읍·면·동을 돌며 ‘2020 시민과 대화’ 열린 간담회를 이어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함에 따라 4일부터 현장을 찾아가는 대신 미리 제출한 안건을 바탕으로 담당 부서 검토 결과와 추진계획 등을 읍·면·동에 문서로 알릴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달 21일부터 신종 코로나 비상방역대책반을 가동하고 있고 선별진료소와 발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시도 이날 새해 읍면동 순방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시는 읍면동 주민들에게 주요사업과 시정 정책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열린 행정 추진을 위해 매년 새해 읍면동 순방을 진행해 왔다.

올해 순방은 지난달 7일 농소면과 남면을 시작으로 1월말까지 순조롭게 진행해왔으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해 2월부터 예정된 일정은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8일 개최 예정이었던 정월대보름 행사도 취소했다.

김충섭 시장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시정 추진의 최우선으로, 시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자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 내 유입과 확산 방지를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영주시는 오는 8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정월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다.

시는 매년 풍기읍 남원천 일원에서 소백산텃고을 세시풍속 한마당, 순흥면 소수서원과 선비촌 일원에서 순흥초군청 민속 문화제, 무수면 수도리에서 무섬마을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등 정월대보름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영주시 관계자는 “정월대보름행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계로 시민들과 관광객의 예방 차원에서 취소 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선도적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김두한·황성호·김세동·김락현·나채복·김재욱기자

    김두한·황성호·김세동·김락현·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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