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속
2박 3일 일정으로 연수 떠나
시민들 “이해못할 일” 비난 거세
수성구의회는 연수 취소 ‘대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으로 전국이 홍역을 앓고 있지만, 대구의 한 기초의회가 제주도로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대구 서구의회는 지난 29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서구의회에 따르면, 의원들은 2박 3일간 1인당 약 80만원의 경비를 사용한다. 각종 세미나와 기관 방문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 서구의회의 설명이다.

서구의회 측은 “이미 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뒤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터져서 취소할 수가 없었다”면서 “위약금을 물어야 해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우려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서구의회를 보는 주민들의 눈은 곱지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충남 기초단체 의장들로 구성된 ‘충남시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지난 28일 동유럽 3개국으로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국외 연수를 떠나자, 비난 여론이 급증한 바 있다.

서구 주민 박모(37)씨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주민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리 국내라지만 제주도 연수를 가는 것이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대구 서구의회의 외유는 이번이 전부는 아니다.

서구의회는 지난해 11월 6일 6박 8일의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당시 조영순 서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7명의 구의원과 3명의 직원이 동행했다.

하지만 총경비 2천893만원을 쓰면서 다녀왔던 해외연수는 서구를 위한 정책에 쓰이지 못했다.

실제로 서구의회 홈페이지에서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제출된 의원 명의로 제출된 조례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또 일정의 상당 부분이 기관 방문과 시드니 올림픽 공원, 그린스퀘어 도서관, 마오리 민속마을 방문 등으로 채워졌었다.

반면, 수성구의회는 오는 2월 5일부터 예정됐던 제주도 연수를 취소했다. 수성구 의회 관계자는 “주민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자칫 외유성으로도 비칠 수 있는 연수를 취소하는 것리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혹시나 모를 가능성을 대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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