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가 비상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0시 현재 우한폐렴 확진자가 전국 30개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천744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80명이라 공식 발표했다. 또한 의심환자는 총 5천794명이라고 밝혔다.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사람은 3만2천799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3만453명이 의료진의 관찰을 받고 있다.

현재 일본과 대만, 베트남,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 각국이 초긴장 상태다. 북한도 북한 내 거주 외국인의 중국여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로 입국하던 중국 국적 여성이 확진자로 판명난 후 현재 네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확산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세 번째 확진자가 지역에서 이틀 동안 사회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통한 국내 유입환자는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서는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인의 입국금지 요청”이 청와대 답변기준인 20만명을 일찌감치 돌파하고 현재 37만여 명이 동의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후베이성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최악에는 중국관광객의 입국금지까지 준비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우한폐렴의 글로벌 확산을 보면서 우리는 2003년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된다. 사스는 중국, 대만 등 아시아를 휩쓸면서 8천여 명의 환자 발생과 37개국에서 77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국내 사망자는 다행히 없었다. 그러나 메르스는 초기 대응 실패로 국내서만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38명이 사망했다.

방역당국의 대응에 따라 2차 3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우한폐렴 사태도 국민은 당국의 대응력에 모든 것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민 개개인이 보건위생 수칙을 잘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당국의 방역 능력과 의지가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 수가 하루 평균 3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당국의 치밀하고 과학적인 관리만이 제2의 메르스 공포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