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경특별법 통과 경주 재조명

경주 월성 월정교와 보름달. /경북매일 DB
경주 월성 월정교와 보름달. /경북매일 DB

천년 왕국 신라의 고도 경주.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도시이자 세계적 문화유적도시 경주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지난해 11월 19일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길에 청신호가 켜지게 된 것이다.

경주는 실크로드의 동쪽 시발점이자 고대 동서양 문명교류의 거점도시로서 불교문화와 유교적 전통문화가 함께 발달했다. 8세기경 최고 번성기에 179만호(戶)가 거주하기도 한 경주는 세계 4대 고대도시에 속하기도 했다. 서라벌과 함께 4대 고대도시에 속했던 장안(중국), 콘스탄티노플(동로마), 바그다드(이라크) 등은 이미 국가 주도로 복원사업 등이 활발히 추진돼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러나 풍부한 문화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주는 세계적 관광도시 대열에 끼지 못했다.

이번에 마련된‘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은 천년 신라궁성인 월성과 황룡사 등 신라 왕경의 중심권역 내에 있는 8대 핵심유적을 복원·정비하는 사업을 뒷받침한다. 이번 국회 통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예산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2020년 경자년(更子年) 새해를 맞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 제정 배경과 과정, 미래상 등에 대해 알아본다.
 

2020년 12월부터 특별법 효력 발휘
5년 단위 종합계획·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천년 신라 궁성, 월성 동·서·북쪽에
문지·성벽·월성 해자 재현
완벽한 ‘신라왕국’으로 복원 추진
황룡사 9층 목탑·금당·회랑 등
호국 불교 성지 황룡사 원래 모습 복원
세계 속의 역사문화도시로 우뚝

경주 황룡사 역사문화관.  /경북매일 DB
경주 황룡사 역사문화관. /경북매일 DB

□추진 배경

경주는 신라의 천년 왕도이자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 수도이다. 고대사의 비밀을 간직한 수많은 유적과 문화재가 즐비하다. 세계문화유산 2건, 지정문화재 300건을 보유하고 있는 노천 박물관이다. 또 불교문화의 정수, 영남 유림의 거점, 동학의 발상지일 뿐 아니라 고대 실크로드의 동단(東端)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경주시가 세월이 바뀌고 관광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함에 따라 지난 박근혜 정권 때인 지난 2014년부터 월성, 황룡사, 월정교를 복원해 천년고도의 모습을 재건하자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8개 복원·정비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전무해 언제든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범위 및 예산

경주시는 민족의 정체성 확립과 찬란했던 신라 천년의 왕경의 모습을 찾기 위해 1971년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으나 1979년 정권 교체 및 사업여건의 불확실로 중단됐다. 2007년에 와서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경주역사문화도시조성기본계획’이 수립돼 2006년부터 2035년까지 30개년 4단계로 사업이 계획됐고, 2011년 ‘경주고도보존계획’이 수립돼 차별화된 고도의 계획적 관리를 기준으로 역사적 골격회복·역사·문화·환경 조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진행돼왔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신라왕경 핵심유적 8개 복원·정비를 위해 2014년 4월 28일 신라왕경 8개 핵심유적에 대해 2025년까지 9천450억 원을 투자해 경주의 정체성 회복과 대표 고도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주요 과제로는 △월성(신라왕궁)복원 2천700억 원 △황룡사복원 2천900억 원 △동궁과 월지복원 630억 원 △월정교 복원 421억 원 △쪽샘지구 발굴정비 1천545억 원 △대형고분 재발굴·정비 273억 원 △신라방리제 발굴·정비 620억 원 △첨성대 주변 발굴·정비 362억 원 등이다.

□현재 추진 상황

경주시에서는 2014년부터 신라왕경 8대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에 2019년 현재 3천58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책사업으로 꾸준히 추진해 왔다. 월성 신라왕궁 복원 정비사업은 현재 중심 건물터와 서문지, 서성벽 및 남성벽 일부를 발굴 중이다.

월성해자 정비·재현 공사는 담수해자로 설계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승인받아 2019년 12월 착수, 정비공사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동궁과 월지 복원 정비사업은 앞으로 정전, 편전 침전, 회랑 등이 단계적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사찰로 알려진 황룡사 복원·정비사업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현재 황룡사 복원정비 사업의 지속적인 연구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교육·홍보를 위한 황룡사역사문화관을 운영 중에 있다. 향후 새로운 3D 입체 영상물도 제작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황룡사 담장, 남문지, 중문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완료했으며, 중문 복원을 위한 기본설계도 마무리된 상태다.

신라방 복원정비 사업은 신라방 조성을 통해 신라의 화려한 주거형태 및 생활상 복원을 위해 복원 대상지 토지매입이 90%로 구체적인 발굴을 위한 계획 수립 단계에 있다. 대형고분군 재발굴 전시 사업은 2016년 대릉원 일원 대형고분 발굴·활용 기본 계획을 바탕으로 2018년 발굴조사를 완료해 11월에 문화재청 승인을 받았으며, 2019년 사업을 착수했다.

첨성대 주변 발굴 정비사업은 주변 사유지 매입과 발굴조사를 완료했다. 2019년 상반기에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석교 복원 및 주변 수로의 복원·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릉원 일원 정비사업은 2018년 8월 천마총 리모델링사업을 준공해 찬란한 유물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고 바로 다가가도록 디지털 영상기법을 적용해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하고 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우리 민족의 역사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이 찬란했던 신라왕도의 골격을 실제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신라 왕경(王京·수도)인 경주에서 신라시대 핵심유적을 복원하고 정비할 수 있는 내용의 특별법이 제정돼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됐다.  사진은 동궁과 월지 조감도.  /경주시 제공
신라 왕경(王京·수도)인 경주에서 신라시대 핵심유적을 복원하고 정비할 수 있는 내용의 특별법이 제정돼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됐다. 사진은 동궁과 월지 조감도. /경주시 제공

□복원 완료 시점

신라왕경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2020년 12월이다.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현재 복원사업 내용을 참고하고 경북도지사와 경주시장의 의견을 들어 5년 단위 종합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이 새로 만들어지게 된다. 새로 만들어질 종합계획 및 시행계획에 따라 2021년부터 실행돼 2차, 3차 등 5개년 계획이 지속 수립·추진된다. 앞으로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수도 있다. 문화재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과 관계전문가의 세밀한 검토를 거쳐 추진해 나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 대상지가 세계유산지구 내에 위치하고 있어 세계유산센터 협의 관련 절차를 철저히 이행해 사업을 진행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신라왕경 복원 후 경주는 어떤 모습일까

월성에 신라왕국 중심건물과 동·서·북쪽에 문지와 성벽이 복원되고, 월성 해자가 정비·재현돼 물길이 흐르고, 동궁과 월지·첨성대·계림을 포함한 왕궁경역이 복원 정비되면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게 되고 경주는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로서의 위상이 제고될 것이다.

또한 황룡사 9층 목탑·금당·회랑 등 황룡사 원래의 모습이 복원돼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호국불교의 성지로서 삼한통일의 기를 어어 받아 남북통일의 염원을 이루는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경주시 신라왕경조성과 측은 “신라왕궁에서 월정교를 지나 도당산에서 신라왕도를 조망하고 민족의 영지인 남산을 걸으며 신라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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