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어느 나라나 기업이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원을 꼽는다면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인재에 대한 수요는 국가나 기업의 발전 정도나 규모를 불문한다. 그들 모두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요구하는 인재상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청년들이 취업하기 어렵다는 시기에도 기업들은 언제나 인재난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기업들은 자사의 매력을 높여 재능이나 경험이 풍부한 우수 인재의 고용을 쉽게 하고 이직을 억제하며 사원과 기업 간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임플로이어 브랜딩(employer branding)이라는 홍보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 포항시의 인구유출이 심상치 않다. 도시 인구의 이동은 농어촌 인구와 달리 비교적 이동을 준비하거나 결정하는 것이 매우 탄력적이다. 도시인구는 일종의 생물과 같아서 충분한 먹거리가 있으면 몰려들고, 그렇지 않으면 흩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그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해 새로운 지역으로의 이주를 꿈꾸기도 힘든 지역에 충성도가 높은 이른바 애향시민의 비율이 높은 경우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먼저 자녀들이 이탈하고 이후 그 자녀들이 성공적으로 이탈한 지역에 정착하게 되면 농어촌과는 달리 직장근로자들이 밀집한 도시의 부모가 함께 이주를 선택하는 것은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제 포항은 여느 지자체들과는 달리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전국 지자체들은 국제적인 이벤트 개최 안내, 지역 관광지나 특산품을 홍보하는데 그치고 있다. 물론 지역 관광객의 유치와 특산물을 알리는데 지자체가 적극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러한 마케팅은 해당 생산 기업이나 농어촌의 협동조합 차원에서도 충분히 자신들의 생계가 걸린 만큼 스스로 최선을 다해 광고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지자체는 보고만 있으라는 것인가. 아니다. 우선순위를 지역의 관광객유치, 특산물판매보다는 이왕이면 지속 가능도시를 담보하기 위한 신규 시민의 확보와 이주억제를 위한 부분에 좀 더 주목하였으면 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플로이어 브랜딩이라는 전략을 구사하듯이, 포항시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포항이 살기 좋은 고장, 자녀를 키우고 양육하기에 좋은 도시, 은퇴이후 삶의 질과 만족도가 높은 바닷가의 그러나 대도시이고 국제항만도시라는 다양한 장점을 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시티즌 브랜딩(citizen branding)이라고 부르고 싶다. 지금의 포항시민들도 다른 도시로 이주하지 않고 계속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 전국에 소재한 예비 포항시민들에게 포항의 장점을 알리는 홍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도시마케팅이 절실한 시점이다. 외국의 방송에서 대통령이 한국을 알리는 광고를 본적도 있다. 포항시도 시장이 직접 출연해 ‘포항으로 이사 오이소.’라고 나서는 적극적인 도시마케팅을 할 때가 왔다. 포항의 각계각층 모두가 새로운 이웃을 맞이하기 위한 시티즌 브랜딩에 동참하자.